시계&자동차
9,410
조용한 상하이, 더 단단해진 중국차의 속내
조회 1,718회 댓글 0건

머니맨
2025-05-16 14:25
조용한 상하이, 더 단단해진 중국차의 속내

2025년 상하이 모터쇼를 찾은 이들은 이례적인 조용함을 감지했을지도 모른다. 지난해 베이징 모터쇼의 요란한 흥분과 비교해 이번 행사는 확연히 톤이 달랐다. 무수한 브랜드들이 총출동하며 자율주행, 전동화, 수소차 등 다양한 키워드를 경쟁적으로 쏟아냈던 그때와 달리, 이번 상하이의 현장은 일견 차분했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중국 자동차 산업의 변곡점을 알리는 중요한 단서들이 숨어 있었다.

올해 상하이 모터쇼에는 한국, 프랑스, 미국의 주요 브랜드들이 대거 불참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르노, 푸조, 그리고 테슬라까지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베이징에서 대대적인 발표를 했던 일부 브랜드는 이미 시장에서 철수했거나 존폐 위기에 놓였다. 지웨(Ji Yue)는 이미 퇴장했고, 네타(Neta)는 위태롭다. 샤오미의 SU7이 작년 행사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것과 달리, 올해 기대를 모았던 페라리 스타일 SUV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겉으로는 '정중동'에 가까운 분위기였지만, 이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단계, '성장의 정제기'를 암시한다. 시장은 더 이상 신생 브랜드들의 난립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자본도 수익 가능성이 불확실한 기업에는 더 이상 무한정 흘러가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중국은 매년 수십 개의 신차를 선보이며 폭발적 속도로 산업을 확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는 이러한 속도의 논리보다 '품질'과 '지속가능성'이 전면에 나섰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완전히 새로운 모델보다 기존 주력 제품들의 세련된 업그레이드에 집중했고, 중소 브랜드들은 조용히 사라지거나, 전략을 전환했다.

BYD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한때 유치하다는 평가를 받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이제 직관적인 UX/UI로 탈바꿈했고, 기이한 회전 디스플레이는 보다 실용적인 구성으로 대체됐다. 내장재 품질 역시 급격히 개선되었으며, 전반적인 조립 정밀도는 확연히 향상되었다. 기술적으로도 BYD는 5분 급속충전 기술을 완성하며 다시 한번 게임의 규칙을 바꾸려 하고 있다.

그간 '그저 그런' 차량을 만드는 국영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체리는 올해 모터쇼에서 16종의 신차를 전면에 내세우며 반전을 시도했다. 특히 군용 지프에서 영감을 받은 iCar V23은 마치 중국식 포드 브롱코 혹은 메르세데스 G-바겐을 연상케 하는 외관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단순한 스타일 오마주에 그치지 않고,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품질로 '이제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체리의 자신감을 대변했다.

샤오미 SUV처럼 공개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실차가 등장하지 않은 사례는 이번 모터쇼의 기조를 보여준다. 지커(Zeekr)의 플래그십 EREV 모델인 9X는 실내 없이 외관만 공개됐고, 니오의 온보(Onvo) 브랜드는 3열 전기 SUV인 L90의 대형 프렁크만 강조하며 디테일을 숨겼다. 이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무조건 신차 공개'라는 공식에서 벗어나, 전략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며 시장 반응을 살피는 '정책적 여유'를 택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외국 브랜드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브랜드는 이를 정면으로 돌파하고자 한다. GM은 차세대 중국 전략 플랫폼 '샤오야오(Xiao Yao)'를 공개하며, BEV와 EREV를 동일 아키텍처 내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했다. 얼티움(Ultium) 플랫폼보다 중국에 특화된 접근이다. 닛산은 BYD를 연상케 하는 전기 세단 N7을 통해 가성비 공세를 펼치고 있으며, 마쓰다의 EZ-60 역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맥킨지의 2024년 중국 자동차 소비자 보고서에 따르면,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브랜드는 시장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이 크며, 시장은 더 이상 실험적인 모델을 양산할 여력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렇기에 이젠 브랜드와 모델 수의 확장보다, 정밀한 자원 배분과 제품 정제가 생존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상하이 모터쇼는 과거처럼 폭죽 같은 신기술 쇼케이스는 아니었지만, 중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명확한 단서를 제공했다. 수많은 신생 브랜드가 퇴장하고, 기존 브랜드는 기술, 품질, 사용자 경험에서 더 깊은 고민을 담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한 축소나 침체가 아니라, 본질적 변화와 진화의 과정이다.
폭발적인 확장기를 지나 중국 자동차 산업은 이제 장기전의 체제로 전환했다. 기술적 우위를 지키기 위해선 즉흥적인 '혁신'보다 전략적 '정제'가 필요하다. 단기적 쇼맨십은 줄어들겠지만, 그 대신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와 지속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이 흐름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중국자동차산업 #상하이모터쇼2025 #BYD #체리자동차 #샤오미SU7 #중국EV시장 #자동차정책 #지속가능성전략 #중국브랜드전략 #기술혁신 #전기차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2025년 7월 국산차 판매조건/출고대기 정리
[0] 2025-07-01 15:45 -
르노코리아, 5월 판매 9,860대…전년 대비 47.6% 증가
[0] 2025-06-02 17:25 -
현대차, 5월 글로벌 판매 35만 1,174대…전년 대비 1.7% 감소
[0] 2025-06-02 17:25 -
KGM, 5월 9,100대 판매, 전년 동월 대비 11.9% 증가
[0] 2025-06-02 17:25 -
포르쉐코리아, 예술 스타트업 지원 확대…지속가능 창작 환경 조성
[0] 2025-06-02 14:25 -
현대차·기아, 'EV 트렌드 코리아 2025'서 전동화 미래 선도 의지 강조
[0] 2025-06-02 14:25 -
아우디 Q5 45 TFSI 콰트로 등 4차종 '실린더 헤드 볼트' 2371대 리콜
[0] 2025-06-02 14:25 -
[EV 트렌드] '모델 3 대안 아이오닉 6, 테슬라 대신 현대차 · 기아 주목할 때'
[0] 2025-06-02 14:25 -
[칼럼] 신차 증후군 유발하는 '플라스틱' 대체 소재로 부상하는 TPE
[0] 2025-06-02 14:25 -
[시승기] '버텨줘서 고맙다 8기통'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0] 2025-06-02 14:2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람보르기니 서울, 남산에서 브랜드 철학 담은 ‘우루스 SE’ 팝업 쇼케이스
-
‘EV 트렌드 코리아 2025’ 6월 3일 코엑스 개막
-
제네시스 GV70, 북미 주요 매체 시승평 호평…“고급감·정숙성 강화”
-
아우디 코리아, 6월 한 달간 ‘2025 여름철 서비스 캠페인’ 실시
-
한국타이어, NBCI 타이어 부문 17년 연속 1위
-
콘티넨탈, 에코바디스 지속가능성 평가 ‘플래티넘’ 등급 획득
-
올 뉴 디펜더 OCTA 국내 공식 출시
-
GM, 뉴욕 엔진 공장에 1조 2천억 원 투자…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 및 미 정부 정책 변화 대응
-
EU, 2025년 CO2 배출 목표 완화 최종 승인… 자동차 업계 숨통 트이나
-
토요타, 소프트웨어·AI 개발 거점 신설… 2029년 시나가와에 도쿄 신본사 개장
-
중국 자율주행 트럭, 물류 혁신 ‘시동’… 고속도로 테스트 성공, 상용화 속도↑
-
중국 지커, 쉘과 손잡고 충전 인프라 확대… 글로벌 시장 공략 박차
-
중국 지리자동차, 자체 운송 시작… BYD 이어 자가 운전 차량 운송업체 대열 합류
-
중국 지리자동차 갤럭시, 가격 인하 대열 합류… 중국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
-
중국 배터리 업계, ‘하늘 나는 자동차’ 시대 겨냥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박차
-
샤오펑, AI 기반 프리미엄 주행 경험 갖춘 보급형 전기차 ‘MONA M03 Max’ 출시
-
‘가성비 고급차’라는 착각: YU7의 전략은 어디까지 통할까
-
혼돈 속의 자율 주행, 드디어 방향을 잡는가
-
'주행 성능도, 디자인도 터프하게' 오펠 프론테라 그라벨 첫 공개
-
“연비는 좋은데 충전은 불편”…8,072명 전기차 설문 결과 공개
- [유머] 포도 먹는 토끼
- [유머] 중국 가오남 엘리베이터 추락 사고
- [유머] 마법소녀
- [유머] 3000억원짜리 복권에 당첨 됐는데 절친에게 1억 줄 수 있냐
- [유머] 찾는 물건
- [유머] 못된 아이에겐 엉덩이 철썩철썩 체벌이야!
- [유머] 비글 GIF
- [뉴스] '한의사 남편♥' 장영란, 삼겹살 먹방으로 팬들 침샘 제대로 자극
- [뉴스] '62세' 서정희, 패션쇼 레드카펫서 '완벽' 워킹 선보여
- [뉴스] '학폭 누명' 심은우 5년 만에 복귀... '조금 떨리기도 하고 뭔가 이상한 마음이 든다'
- [뉴스] 비행기 놓쳐 공항에 홀로 남겨진 권상우... 비참한 심경 전했다
- [뉴스] '엄태웅 딸' 엄지온, '폭풍성장'했다... 초6인데 '180cm 임박'
- [뉴스] '해체' 원더걸스, 다시 뭉쳤다... '전성기 미모 그대로'
- [뉴스] 경찰, 창원 미용실서 모친 흉기로 찌른 20대 아들 '긴급 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