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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의 왕국다운 토요타자동차의 대표적인 박물관 모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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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9 11:00

자료의 왕국다운 토요타자동차의 대표적인 박물관 모아 보기



후지스피드웨이의 슈퍼다이큐 24시간 내구레이스를 계기로 후지 스피드웨이 박물관과 나고야 토요타시의 타자동차박물관을 처음으로 찾았다. 일본은 자료의 왕국이다. 초보 시절 한국의 자동차산업 관련 데이터를 한국의 서적보다 더 자세하고 정확하게 수록했던 자료들을 접한 기록이 새롭다. 토요타는 1974년 자동차생산 1,000만 대를 기념해 설립한 쿠라가이케 기념관, 토요타자동차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1989년 설립한 토요타자동차박물관, 토요다 키이치로(1894~1952년)의 탄생 100년 기념으로 1994년 6월 개관한 토요타산업기술기념관, 그리고 2022년 10월 설립한 후지 스피드웨이 모터스포츠박물관이 대표적이다. 쿠라가이케 기념관과 산업기술기념관은 토요타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다. 그에 반해 자동차박물관과 모터스포츠 박물관은 일본은 물론 세계의 많은 자동차회사들의 역사적인 모델들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박물관은 자동차의 여명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시대를 망라하는 대표적인 모델들이 전시되어 있다. 옆 건물의 자동차문화관은 일본이 자료의 왕국이라는 것을 놀라운 수준으로 보여주고 있다. 토요타의 대표적인 박물관을 정리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쿠라가이케 기념관은 1974년 9월 토요타의 자동차 생산 1,000만 대를 기념해 설립된 곳이다. 토요타 창업 전시실과 쿠라가이케 아트살롱, 난잔(南山)농원으로 불린 구 토요다 키이치로 저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창업자인 토요다 키이치로의 산업기술기념관의 섬유기계관의 일부를 소개하고 있다. 주요 전시는 토요타가 어떻게 자동차를 생산하게 됐고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축약형 전시관이다.여기에서 토요타가 강조하는 것은 ‘매일매일 일의 개선을 진행하자. 안전하고 쉽게 효율적으로 하자. 현지현물(직접 가서 보고 만지고 해야 답이 나온다는 의미). 고객제일중심’ 등의 토요타 제품 철학이다.



갤러리 길이 70m에 240개 이상의 작품을 연대순으로 소개하고 있는 이곳은 키이치로를 비롯한 토요타 초창기에 활약한 인물 중심의 전시가 특징이다.

전시장에는 4개의 라디오라마가 전시돼 있다. 라디오라마는 디오라마에 음성 안내를 더한 것으로 버튼을 누르면 일본어 또는 영어로 마치 구연동화처럼 내용을 들을 수 있다.

키이치로는 2018년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키이치로가 사망한 후 1955년 토요타 크라운이 출시되고 이때부터 토요타의 인기가 올라갔다. 인기 비결은 비행기 터빈에서 가져온 타원형의 그릴 디자인, 곡면 처리 디자인의 글라스, 방향지시등의 채용이라고 설명한다.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은 토요타 사키치의 장남 토요다 키이치로(1894~1952년)의 탄생 100년 기념으로 1994년 6월 개관했다. 미래 발전을 이끌어갈 이들에게 일본의 제조 기술 역사를 체계적으로 소개한다는 사명 하에 설립됐다. 토요타 자동차의 전신인 토요타 직기의 역사를 보여 주는 섬유기계관과 자동차관으로 구성됐다. 전시실에서 토요다 사키치와 토요다 키이치로의 업적을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흔히 말하는 박물관과는 구성이 다르다.

산업 기술 기념관은 처음 공장이 세워졌을 당시 기둥과 대들보,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벽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섬유기계관 전시실에서는 실을 뽑고, 짜는 초기의 도구부터 기계뿐 아니라 방적기와 직기 기술의 발전 과정, 현대 섬유기계 장치까지 100여 대가 전시되어 있다. 어떻게 물건 만들기가 발전해 왔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특히 2023년에는 컴퓨터를 도입한 기술까지 소개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그것이 토요타자동차가 차만들기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자동차관은 자동차 사업 창업기, 차량 개발, 개발기술, 생산기술, 토요다 키이치로 등 총 5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1936년 출시한 토요타 AA형 승용차, 1955년 생산된 초대 크라운 등 시대를 대표하는 9대의 자동차와 안전기술, 고연비 기술, 배기가스 감축 기술 등이 소개되고 주조, 단조, 가공 및 용접, 도장, 조립 등 생산 현장의 모습들이 재현되어 있다.

토요타 자동차사업부는 자동직기 제작소에서 출범했으며, 젊은 기술자들과 쉐보레 모델을 가져와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자동차 생산해 필요한 제철부를 만들었는데, 이 제철소가 현재의 아이치 제강이다.



키이치로는 가장 중요한 엔진 개발에 나섰고 차체 생산 등 자체적인 기술로 개발하는 과정이 라디오라마로 소개되어 있다. 차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프레스 기기가 필요했는데, 이걸 기계로 맞추려면 1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려 초기엔 손으로 두드려 만들었다.

물론 초창기에 생산된 차들은 타이어 차축이 빠지거나 범퍼가 부서지는 등 1년간 800번이나 수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래서 키이치로는 AS에 관해 관심을 두게 됐다.

토요타는 1937년 사명을 토요다에서 토요타로 바꾸고 엠블럼도 새로 디자인했다. 1941년 키이치로가 토요타자동차 사장으로 취임했지만, 노동쟁의와 거래 은행 등과의 관계로 인해 사임하게 된다.



토요타는 처음 만든 차량의 평판이 좋지 못했지만 이후 1966년 100cc의 여유를 내세운 코롤라가 미국에 수출되면서 미국에서 폭스바겐 다음으로 ‘수입차 2위’에 올라섰다. 당시엔 1,000cc 모델이 대부분으로, 이 모델은 1,100cc로 출시됐다.

1970년대엔 일본에서 배기가스 규제가 강해지고, 석유파동으로 휘발유 가격이 폭등했다. 또 교통사고 사망자가 늘면서 교통전쟁이라는 말이 나오는 등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토요타는 경제형 중·소형차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현지 생산을 시작하면서 닛산 혼다와 함께 디트로이트 빅3를 제치고 미국차로써의 입지를 구축하기에 이르게 된다. 결국 1980년 미국은 자동차 생산대국의 자리를 일본에 내주게 됐다. 하지만 1990년대에는 미국산 일본차 덕에 다시 1위 자리에 복귀했다.



토요타는 또한 1980년대 고객 니즈가 고급차로 바뀌는 것을 보고 벤츠와 BMW 등 독일차에 뒤지지 않는 차량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렉서스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게 된다. 초기에는 셀시오에 렉서스 엠블럼을 부착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일본에서는 토요타 브랜드의 셀시오가 미국시장에서는 렉서스 브랜드의 LS로 판매된 것이다. 이는 GS와 ES 등 다른 모델도 마찬가지였다. 초기 렉서스는 높은 품질로 인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것은 일본차의 세계화로 이어졌고 결국 21세기 초까지 전 세계 신차 생산의 1/3이 메이드 바이 재팬이었다.

산업기술 기념관에는 실질적인 토요타의 양산 모델은 1936년형 AA타입이 전시되어 있다. AA타입은 크라이슬러의 유선형 디자인이 적용됐고, 2열 도어는 현 롤스로이스 모델처럼 일반적인 모델과는 반대로 열리는 타입이다. 이 차량의 가격은 3,350엔이었는데, 당시 갓 졸업한 사람의 월급이 70엔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비싼 것이었다.

그리고 여느 자동차 박물관과는 달리 차체 패널과 엔진 블록, 실린더의 단조부터 각종 부품을 생산하는 과정이 전시와 시연으로 진행된다. 실제 자동차 공장의 생산 과정 중 일부를 축소해 보여 주고 있다.

토요타산업기술기념관은 지난 2007년에 일본 경제산업성으로부터 일본 산업 유산의 가치를 교육하고 그에 대한 인식을 높이며 지역사회 활성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근대화 산업 유산으로 등재됐다.





산업기술기념관보다 먼저 설립됐지만 설립은 훨씬 현대적이다. 자동차관과 문화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동차관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패이턴트 모터바겐부터 토요타의 최신형 프리우스까지 140여대의 차량이 전시되어 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유럽과 미국 메이커들의 초창기 모델부터 일본 자동차회사들의 모델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만 전 세계 대부분의 브랜드를 망라한 것이라서 희귀한 모델들이 많지는 않다.

초입에서는 토요타의 모델 AA부터 시작되지만 2층으로 올라가면 메르세데스 벤츠 페이턴트 모터 바겐이 관람객을 맞는다. 물론 수집한 것은 아니고 레프리카다. 실제로 구동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장 내에는 이런 레프리카들이 군데군데 섞여 있다. 이들을 시대별로 정리해서 전시했기 때문에 자동차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다. 전시된 모든 차량은 도로 주행이 가능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도 다른 박물관과 다른 점이다.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자동차문화관이다. 자동차관의 옆 별도의 건물에 있는 것으로 2층에는 수많은 미니어처들과 각종 자동차 엠블럼이 우선 눈길을 사로잡는다. 더 놀라운 것은 자동차 초창기부터 시대적으로, 자동차 메이커별로 정리된 우표다. 이런 정도의 정리를 해서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것을 지금까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했다.

3층의 도서관은 더 압권이다. 수많은 자동차 소개 책자와 간행물들이 빽빽하다. 자동차 자체의 변화는 물론이고 산업의 발전에 관해 박사 논문을 쓴다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20세기 전쟁을 치르고 대부분의 산업 기반이 없어졌던 일본이 그 이른 시일 안에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료의 정리였다고 한 학자의 말이 기억난다.




일본에는 후지스피드웨이와 스즈카 써키트, 오카야먀 써키드, 오토폴리스, 스포츠랜드 수고, 모빌리티 리조트 모테기 등 여섯 개의 정규 코스가 있다. 그 중 후지스피드웨이는 스즈카 써키트와 함께 FIA 급 써키트다.

이들은 모두 스프린트 경기에 속하는 레이스를 위한 것들이다. 토요타는 레이스는 물론 특정 코스에서 순차적으로 스타트해 기록을 경쟁하는 랠리에 더 많은 공을 들여왔다. WRC가 대표적인 것으로 유럽의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기이다. 모터스포츠에서의 활약은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이고 경쟁 과정에서 개발한 다양한 실험 기술을 실차에 반영한다. 수소 엔진차로 후지스피드웨이에서 개최되는 슈퍼다이큐 24시간 내구레이스에 참전하는 것도 기술의 구현을 위한 것이다.



일본은 1963년 스즈카 써키트에서 그랑프리 경기를 개최할 정도로 아시아권에서는 태국 방콕 그랑프리와 함께 시선을 끌고 있다. 1976년부터 F1 시리즈에 포함되었으며 지금은 후지스피드웨이와 스즈카 써키트에서 5년마다 번갈아 가며 일본 F1 그랑프리가 개최되고 있다.

일본 국내외 10개 자동차 기업과 협력해 모터스포츠가 자동차의 진화 및 발전에 미친 영향을 소개하는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은 약 40종의 전시품을 포함해 130년간의 모터스포츠 경주에 대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총 3층 규모로 설계된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전시 차량뿐만 아니라 모터스포츠가 시작된 계기, 레이싱 차량을 만들기 위한 장인들의 다양한 시도, 국제 모터스포츠 경주에 참여하며 발전하는 일본 레이싱 차량 등을 볼 수 있다.

미국의 토마스 플라이어라는 모델과 헨리 포드가 제작헤 미국에서 레이싱붐을 일으킨 1902년에 제작된 999라는 레이스카, 1900년 제작된 포르쉐의 로나 포르쉐라는 전기차 레이싱카 타입 J, 1922년 연국의 선빔 그랑크리, 부가티 타입 35B 등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희귀한 모델들이 눈길을 끈다. 물론 1951년 토요페트 레이서와 1967년에 F1 독일 그랑프리에서 4위를 차지한 혼다의 RA273이라는 모델도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이들을 차례로 보는 것만으로도 자동차 형태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전시장은 모터스포츠의 여명, 거장의 시대(The Age of Titans), 영광스러운 일본 그랑프리, 전 세계 24시간 내구 레이스를 비롯해 미래 모빌리티와 모터스포츠 등 15개의 테마를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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