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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CR 전설이 된 '현대모터스포츠' 무모한 출범 10년 만에 강력한 다크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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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맨

2023-02-06 17:25

WTCR 전설이 된 '현대모터스포츠' 무모한 출범 10년 만에 강력한 다크호스

현대차 아반떼 TCR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서킷에서 열린 2022 WTCR (World Touring Car Cup 2022) 최종 라운드. 현대자동차 모터스포츠(HSMG) N TCR로 레이스를 벌인 'BRC 현대 N 스쿼드라 코르세'가 드라이버 및 팀 부문 시즌 종합 우승을 확정 짓는다. 최종전을 앞두고 2위 그룹과 격차가 워낙 커 사실상 챔피언이 결정된 분위기였던 탓에 긴장감은 덜했다. 

그러나 막강한 자본을 앞세운 중국의 지원과 수십 년 역사를 가진 유럽의 쟁쟁한 레이싱 팀이 참가하는 WTCR에서 현대차 N TCR(아반떼 N)이 더블 챔피언에 오르면서 HSMG는 전 세계 모터 스포츠계의 다크호스가 됐다. 양산차를 기반으로 하는 투어링카 랠리 가운데 가장 가혹한 레이싱 가운데 하나인 WTCR은 작년 시즌을 끝으로 TCR(Touring Car Race) 월드투어로 진행 방식이 바뀌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서킷에서 치른 레이스가 마지막이 됐다.

WTCR의 처음과 마지막 기록을 현대차로 채운 셈인데, 2013년 WRC(World Rally Championship) 참가를 목표로 독일 알체나우에서 출범한 지 단 10년 만에 거둔 성과이기도 하다. HSMG는 2014년 i20 모델을 기반으로 한 WRC 차량으로 몬테카를로 랠리에 처음 참가했다. 그리고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이 선전한 멕시코 랠리에서 첫 포디움을 달성하고 독일 랠리에서는 더블 포디움을 장악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세계 모터스포츠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WRC는 라운드마다 코스와 계절, 도로 환경이 달라 지구상에서 가장 가혹한 랠리로도 불린다. 현대차는 2014년 첫 출전한 이후 2019년, 2020년 2년 연속 제조사 부문 우승을 차지하며 이전 성적이 운이 아니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기도 했다. 현대차 N브랜드 매니지먼트실 박준우 상무는 'WRC에서 축적한 각종 기술이 고성능 N의 엔진과 조향 특성, 서스펜션 등 다양한 곳에 적용된다'라고 했다.

양산차 기반 전륜구동차로 레이스를 펼치는 TCR(Touring Car Rally)에서도 현대차는 엄청난 성적을 거둔다. 각 팀에 공급한 i30 N TCR, 벨로스터 N TCR 등 고성능 TCR카가 상위 클래스인 WTCR을 비롯해 TCR 아시아 시리즈와 유럽 시리즈 등 주요 TCR 챔피언십에서 드라이버와 제조사 부문 챔피언에 오른다.

2022 WTCR 더블 챔피언 'BRC 현대 N 스쿼드라 코르세'

현대차 TCR이 전 세계 투어링카 랠리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매번 거두자 느린 차에도 우승 기회를 주기 위한 BoP(Balance of Performance) 규제가 도입되기도 했다. 현대차 TCR을 견제하기 위해 BoP가 도입됐지만 WTCR 결과와 같이 챔피언을 향한 질주는 막지 못했다.

24시간 동안 끊임없이 달리는 극한의 레이스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에서도 현대차모터스포츠는 기술력을 과시했다. 2016년 i30 N으로 출전해 완주에 성공하고 같은 해 WRC 팀에서 새로 개발한 i20 WRC 차량으로 포디엄 12회, 47회의 스테이지 승리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HSMG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전동화 흐름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차는 최초 전기차 레이스인 ETCR에 벨로스터 N ETCR로 처음 출전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달성한 WTCR 통합 우승은 이렇게 지난 10년간 세계적인 모터스포츠에 참가해 다져온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2일, 2022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WTCR에서 압도적 성적을 거둔 BRC 현대 N 스쿼드라 코르세 팀을 한국으로 초청해 격려하고 미디어와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BRC를 총괄하는 가브리엘 리조(Gabriele Rizzo)와 원년 챔피언 가브리엘 타퀴니(Gabriele Tarquini), 작년 더블 챔피언 주역 노버트 미첼리즈(Norbert Michelisz)와 미켈 아즈코나(Mikel Azcona) 등이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 N브랜드 매니지먼트와 모터스포츠 사업부를 이끄는 틸 바텐베르크(Till Wartenberg) 상무는 '2018년 WTCR에 처음 출전, 2019년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20년 제조사 부문 최종 우승에 이어 마침내 2022년 월드 투어링카 챔피언십(WTCR) 더블 챔피언십 타이틀을 거머쥐었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틸 바텐베르크 상무는 또 '2016년부터 HMSG 그리고 남양 R&D와 함께 (TCR카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2.0 터보 엔진을 탑재한 i30로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 완주로 내구성이 좋은 양질의 차였고 잠재력이 풍부한 차라는 것을 입증했다'라며 지금까지 현대차가 전 세계 유명 모터스포츠에서 거둔 성적이 'N'의 기술력에서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2021년 드라이버 은퇴 후 팀 매니저 역할을 하는 원년(2018년) 우승의 주역 가브리엘 타퀴니(Gabriele Tarquini)는 '우승하는 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베이스가 좋아야 한다. i30 N, 엘란트라 N(아반떼 N)과 같이 좋은 양산차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노버트 미첼리즈(Norbert Michelisz)는 전동화 시대에 맞는 모터스포츠의 전략을 묻는 말에 'ETCR과 WTCR의 차이는 앞으로 이제 1년이나 2년 사이에 보일 것'이라며 '전기차 기반 레이싱 카를 통해서 어떻게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국내 모터스포츠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준우 상무는 'N 페스티벌과 같은 원 메이크 레이스는 물론 모터스포츠 지원과 주니어 드라이버 양성 등을 통해 국내 모터스포츠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도 아낌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모터스포츠가 거둔 2022 시즌 최고 성적은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일본 아이치현과 기후현에서 열린 WRC 마지막 랠리에서 티에리 누빌, 오트 타낙, 다니엘 소르도(Daniel Sordo) 등 3명의 선수가 ‘i20 N Rally1 하이브리드’ 경주차로 출전해 더블 포디움에 오른 일이 꼽힌다. 두고 두고 기억할 일이다.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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