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자동차
7,534[김흥식 칼럼] '페이드 아웃' 아마추어 같은 KG 모빌리티의 쌍용차 지우기 전략
조회 2,922회 댓글 0건
머니맨
2023-04-05 17:00
[김흥식 칼럼] '페이드 아웃' 아마추어 같은 KG 모빌리티의 쌍용차 지우기 전략
처음에는 밝았다가 점차 어두워지는 페이드-아웃 (fade-out)은 영상 편집에서 흔히 쓰이는 효과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은 지난 3월 사명 교체를 결정하고도 쌍용차를 단박에 지우지 않고 페이드 아웃처럼 시장과 소비자 뇌리에서 서서히 지워 나가겠다고 한다.
업계는 KG 모빌리티 규모의 국내 및 해외 네트워크를 가진 기업이라면 BI, CI, SI 등을 바꾸고 정착하는데 천억 원대 이상 비용이 들 것으로 본다. KG 모빌리티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중형급 전기 SUV 토레스 EVX를 비롯해 디자인 콘셉트 모델인 O100, F100, KR10 등 신차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페이드 아웃 전략은 향후 조 단위의 막대한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명 교체를 너무 서두르는 것은 아닌지, 어떤 일정, 어떤 자금으로 진행할 것인지를 묻는 말에서 나온 곽재선 회장 답변이다. 곽 회장은 '쌍용차에서 KG 모빌리티로 서서히 페이드 아웃되는 상황이 1, 2년 지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 회사가 이렇게 변했구나 하는 걸로 전해지면 생각했던 것보다 비용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G 모빌리티와 같이 길게는 2년까지 보며 사명을 교체하고 기존 사명, 앰블럼 등을 혼용한 전례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일이다. KG 모빌리티 사명 교체가 아마추어같이 다급하고 서툴게 이뤄진 탓인지 영업 현장에서는 혼란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수출 모델에 달았던 앰블럼을 내수 판매용에 함께 쓰기로 한 것이 대표적 조롱거리다. 쌍용차가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한다는 이유로 사명을 교체했는데 불운의 아이콘 '체어맨' 전용 앰블럼을 호출한 셈이다. 숄더 윙 앰블럼은 1998년 대우그룹에 매각된 이후 ‘쓰리써클(세 개의 원)’ 엠블럼과 함께 체어맨 전용으로 달기 시작했다.
벤츠 엔진을 내 세워 한때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잦은 결함과 준중형 세단과 비교해도 낮은 상품성으로 2015 단종한 모델 체어맨 앰블럼을 내수용 차에 적용했다. 숄더 윙 앰블럼은 중국스럽다는 혹평을 받기도 한다. 사명을 바꾸면서 쌍용차가 쓰던 수출차 앰블럼을 내수용으로 돌려막고 혁신의 효과를 보겠다는 건지 의아스럽다.
영업 현장의 불만도 크다. 십수 년 쌍용차 간판으로 대리점을 운영하다 최근 사업을 정리한 최 아무개 씨는 '사명을 바꿨다는데 전시장 간판, 전산 시스템 심지어 전시된 차량도 모두 쌍용차였다'라고 했다. 매장을 찾는 고객들도 'KG 모빌리티를 생소해하면서도 지금 차를 사면 나중에 다른 앰블럼으로 교체해 줄 것인지 묻기도 한다'라며 '문을 닫기까지 여기가 쌍용차인지, KG모빌리티 사업장인지 혼란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최 씨는 판매 부진을 이유로 회사가 폐점 또는 인근 대리점과 통합을 종용하자 4월 초 사업을 접었다.
혼란은 해외 시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가운데 쌍용차를 팔고 홍보하는데 가장 적극적인 영국 수입사는 KG 모빌리티 대신 '쌍용차 영국법인'을 그대로 쓰고 있다. 영국 이외의 지역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한국은 KG 모빌리티로 사이트를 개편했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쌍용(Ssangyon)'을 도메인, 메일, 그리고 온라인 사이트에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KG 모빌리티, 쌍용차, 앰블럼, 또 다른 레터링이 뒤섞여 혼란스럽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 마케팅 담당 임원은 'KG 모빌리티가 회사 임직원 설문 조사로 사명 교체를 결정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이 놀랐다'라며 '아무리 작은 회사도 사명이나 앰블럼 같은 건 외부 컨설팅을 받고 시장 조사를 하고 BI, CI, SI 비용을 추산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거쳐 결정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엄중한 과정에 치밀함이 보이지 않아 아쉽지만 KG 모빌리티는 이제 되돌리기 어려운 사명이 됐다. 기억해야 할 것은 쌍용차가 우리 기업 역사에서 가장 혹독한 수난들을 버티며 살아남았던 기업이라는 점이다. 쌍용차가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에 동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되바꿀 수 없는 일이 됐지만 앞으로 수년간 서서히 쌍용차 흔적을 지워 나가는 '페이드 아웃' 전략이 통할지도 우려스럽다. 그래도 어쨌든 벌인 일이니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스포티한 매력 배가' 2세대 부분변경 BMW 뉴 4시리즈 그란 쿠페 출시
[0] 2024-11-08 14:25 -
[기자 수첩] 中 이륜차도 받는 '전기차 보조금' 한 푼도 없는 국산 전기 트럭
[0] 2024-11-08 14:25 -
로터스, 486km 달리는 하이퍼 GT '에메야' 국내 출시… 공격적 판매가 책정
[0] 2024-11-08 14:25 -
'전기차로 변신한 전설의 오프로더' 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출시
[0] 2024-11-08 14:25 -
머스크와 트럼프 사이 '긴밀한 관계'… 테슬라 시총 1.5조 달러 전망
[0] 2024-11-08 14:25 -
[EV 트렌드] 작년 판매 달랑 22대, 美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 23% 감원
[0] 2024-11-08 14:00 -
벤츠 차세대 전기차 CLA '24시간 3717km', 포르쉐 타이칸 기록 경신
[0] 2024-11-08 14:00 -
[오토포토] 제로백 2.78초, 로터스 전기 하이퍼 GT '에메야' 출시
[0] 2024-11-08 14:00 -
빛 내서 성과급 달라는 현대트랜시스 노조 파업...줄도산 호소하는 협력사
[0] 2024-11-08 14:00 -
콘티넨탈 올웨더 타이어 ‘올시즌콘택트 2’, 아우토빌트 외 다수 성능 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적 기록
[0] 2024-11-07 12:2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전기차 캐즘 반사이익,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라인업' 출시 기대감 최고
-
지프, 강렬한 핫 핑크 외장 컬러 '더 뉴 랭글러 투스카데로 리미티드 에디션’ 9월 출시
-
KGM 커머셜, 중국 브랜드 독점 중남미 파라과이에 전기버스 해외 첫 수출
-
디펜더, 1954년 랜드로버 시리즈 I부터 시작된 영국 적십자와 파트너십 70주년
-
30년 올드카부터 랩핑카까지, 오직 단 한 대 희소성과 개성 갖춘 이색 중고차
-
폭스바겐그룹 우리재단,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에서 미래 모빌리티 체험교육 운영 및 폭스바겐 ID.4 전시
-
미쉐린코리아, 브랜드 팝업 이벤트 진행
-
미대륙 횡단에 도전하다.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2024 미국투어’ 완주
-
제조사 부품 비중 높은 전기차 수리비, 내연기관차 대비 20% 비싸
-
폭스바겐그룹 우리재단, 미래 모빌리티 체험교육 운영 및 전기 SUV ID.4 전시
-
16년간 사망 사고 '제로' 10년 전 모델로 '최고 안전 등급' 획득한 불가사의한 車
-
배터리가 수상하면 문자...기아, 전기차 불안감 해소 위한 종합 대책 마련
-
후드 열려도 경고 못하는 테슬라 전 모델 등 4개사 10만 3000여대 리콜
-
사전예약 '대박' 본계약으로... KG 모빌리티 '액티언' 일주일 1만 3127대 기록
-
KG 모빌리티, 신차 액티언 출시와 함께 브랜드 전략 발표 '실용적 창의성' 강조
-
트럼프, “내가 대툥령이 도지 않으면 미시간 자동차산업 3년 안에 사라질 것”
-
아우디, 올 뉴 RS3 공개
-
KG 모빌리티, 브랜드 전략 발표 및 액티언 출시 행사 개최
-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8개주 3940km 미국투어 루트66 대륙횡단 완주
-
렉서스 전기차, 총57개 항목 무상 점검...배터리 특별 보증 프로그램 제공
- [유머] 트럼프한테 쪽지 보내고 답장받은 디시인
- [유머] 스압) SM 출신 천상지희 천무 스테파니 근황.jpg
- [유머] 트럼프 주요공약
- [유머] 멋진 아버지
- [유머] 강아지와 병아리의 달리기 시합
- [유머] 싱글벙글 고양이의 전력 생산능력
- [유머] 님들 입냄새는 내가 해결해드림
- [뉴스]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되나... 논의 진행에 난리난 여대생들
- [뉴스] 홍콩서 샤넬 행사하고 돌아온 지드래곤... 직접 테슬라 '사이버트럭' 운전하는 모습 공개
- [뉴스] '마라톤 수저' 션 15살·17살 아들들 아빠 기록 깼다... 얼마나 빠른가 봤더니
- [뉴스] '사진찍듯 교과서가 통째로 머리에 저장'... 고교시절 5일 공부하고 전교1등 한 여에스더의 비법
- [뉴스] '사랑한다 아들'... 돌아가신 아버지 AI로 등장해 생일 축하 메시지 전하자 오열한 신현준
- [뉴스] '엘베 전단지' 뗐다가 경찰에 입건된 여중생... 놀라운 검찰 판단 나왔다
- [뉴스] 대구 달서구 아파트서 부부 숨진 채 발견... 타살 흔적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