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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맨
2023-04-05 17:00
[김흥식 칼럼] '페이드 아웃' 아마추어 같은 KG 모빌리티의 쌍용차 지우기 전략
처음에는 밝았다가 점차 어두워지는 페이드-아웃 (fade-out)은 영상 편집에서 흔히 쓰이는 효과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은 지난 3월 사명 교체를 결정하고도 쌍용차를 단박에 지우지 않고 페이드 아웃처럼 시장과 소비자 뇌리에서 서서히 지워 나가겠다고 한다.
업계는 KG 모빌리티 규모의 국내 및 해외 네트워크를 가진 기업이라면 BI, CI, SI 등을 바꾸고 정착하는데 천억 원대 이상 비용이 들 것으로 본다. KG 모빌리티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중형급 전기 SUV 토레스 EVX를 비롯해 디자인 콘셉트 모델인 O100, F100, KR10 등 신차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페이드 아웃 전략은 향후 조 단위의 막대한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명 교체를 너무 서두르는 것은 아닌지, 어떤 일정, 어떤 자금으로 진행할 것인지를 묻는 말에서 나온 곽재선 회장 답변이다. 곽 회장은 '쌍용차에서 KG 모빌리티로 서서히 페이드 아웃되는 상황이 1, 2년 지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 회사가 이렇게 변했구나 하는 걸로 전해지면 생각했던 것보다 비용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G 모빌리티와 같이 길게는 2년까지 보며 사명을 교체하고 기존 사명, 앰블럼 등을 혼용한 전례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일이다. KG 모빌리티 사명 교체가 아마추어같이 다급하고 서툴게 이뤄진 탓인지 영업 현장에서는 혼란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수출 모델에 달았던 앰블럼을 내수 판매용에 함께 쓰기로 한 것이 대표적 조롱거리다. 쌍용차가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한다는 이유로 사명을 교체했는데 불운의 아이콘 '체어맨' 전용 앰블럼을 호출한 셈이다. 숄더 윙 앰블럼은 1998년 대우그룹에 매각된 이후 ‘쓰리써클(세 개의 원)’ 엠블럼과 함께 체어맨 전용으로 달기 시작했다.
벤츠 엔진을 내 세워 한때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잦은 결함과 준중형 세단과 비교해도 낮은 상품성으로 2015 단종한 모델 체어맨 앰블럼을 내수용 차에 적용했다. 숄더 윙 앰블럼은 중국스럽다는 혹평을 받기도 한다. 사명을 바꾸면서 쌍용차가 쓰던 수출차 앰블럼을 내수용으로 돌려막고 혁신의 효과를 보겠다는 건지 의아스럽다.
영업 현장의 불만도 크다. 십수 년 쌍용차 간판으로 대리점을 운영하다 최근 사업을 정리한 최 아무개 씨는 '사명을 바꿨다는데 전시장 간판, 전산 시스템 심지어 전시된 차량도 모두 쌍용차였다'라고 했다. 매장을 찾는 고객들도 'KG 모빌리티를 생소해하면서도 지금 차를 사면 나중에 다른 앰블럼으로 교체해 줄 것인지 묻기도 한다'라며 '문을 닫기까지 여기가 쌍용차인지, KG모빌리티 사업장인지 혼란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최 씨는 판매 부진을 이유로 회사가 폐점 또는 인근 대리점과 통합을 종용하자 4월 초 사업을 접었다.
혼란은 해외 시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가운데 쌍용차를 팔고 홍보하는데 가장 적극적인 영국 수입사는 KG 모빌리티 대신 '쌍용차 영국법인'을 그대로 쓰고 있다. 영국 이외의 지역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한국은 KG 모빌리티로 사이트를 개편했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쌍용(Ssangyon)'을 도메인, 메일, 그리고 온라인 사이트에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KG 모빌리티, 쌍용차, 앰블럼, 또 다른 레터링이 뒤섞여 혼란스럽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 마케팅 담당 임원은 'KG 모빌리티가 회사 임직원 설문 조사로 사명 교체를 결정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이 놀랐다'라며 '아무리 작은 회사도 사명이나 앰블럼 같은 건 외부 컨설팅을 받고 시장 조사를 하고 BI, CI, SI 비용을 추산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거쳐 결정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엄중한 과정에 치밀함이 보이지 않아 아쉽지만 KG 모빌리티는 이제 되돌리기 어려운 사명이 됐다. 기억해야 할 것은 쌍용차가 우리 기업 역사에서 가장 혹독한 수난들을 버티며 살아남았던 기업이라는 점이다. 쌍용차가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에 동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되바꿀 수 없는 일이 됐지만 앞으로 수년간 서서히 쌍용차 흔적을 지워 나가는 '페이드 아웃' 전략이 통할지도 우려스럽다. 그래도 어쨌든 벌인 일이니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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