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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맨
2023-03-27 11:00
중고차 시장에서 가격조사산정제도가 중요한 이유는?
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국내 중고차 시장은 연간 250만대 이상이 직접 거래될 정도로 큰 시장이다. 신차 시장이 연간 약 170만대라 생각하면 약 1.4배가 넘는 약 30조원 이상의 시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선진 시장은 신차 시장의 2배가 넘을 정도로 더욱 활성화되어 우리는 아직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렇게 선진 중고차 시장이 큰 이유는 바로 투명성이 커서 신뢰감이 거래 문화에 녹아있을 경우 성숙되는 시장이라는 점이다. 선진 시장은 거래상 각종 문제가 없어서 실질적으로 투명성이 커서 보증이나 인증 등 다양한 제도적 기반이 크다.
그 만큼 소비자는 중고차 구입 시 사고 유무나 침수 여부 등을 확실하게 고지받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철저한 보증과 더불어 보상제도도 완비되어 소비자는 믿고 살 수 있는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다.
국내의 중고차 시장은 선진 시장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분야는 이미 선진국으로 도약하여 실질적인 선진국 대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막상 중고차 분야는 거대한 규모이면서도 가장 후진적이고 낙후된 시스템으로 소비자가 항상 불신의 대상이 되었다. 허위·미끼 매물은 물론 위장 당사자 거래 문제, 성능점검 미고지나 주행거리 조작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문제점이 존재하여 소비자가 심지어 자살하는 문제까지 비화될 정도라 할 수 있다. 물론 이 책임은 우선적으로 중고차 시장 종사자와 관련 단체의 책임이라 할 수 있고 주무 정부기관의 관리적 책임도 분명히 크다.
이렇게 낙후된 시장이 지금의 우리의 선진국 상황에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이러한 문제점 등을 개선하고자 최근 정부가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진출을 허가하면서 본격적으로 인증중고차가 곧 시작된다. 물론 선진국치고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국가가 없는 상황에서 늦게나마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여 선진형 거래 문화가 시작된다는 점은 다행으로 여겨진다.
물론 예전의 대기업의 문어발식의 확장으로 중소기업이나 개인기업의 피해가 예상될 수도 있어서 앞으로 3년간 제한적인 기간을 둔 이유다. 설사 3년 후 시장이 완전히 풀린다고 해도 대기업은 고민하면서 개인 및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상생의 개념을 고민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국내의 중고차 시장에서 선진형으로 개선하고자 각종 노력일 기울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최근 중고차 거래 시 가격조사산정제도를 소비자에게 고지하는 법적 개정이 진행되었다. 상당히 중요한 진보다. 현재 중고차의 허위·미끼매물 문제는 가장 심각한 소비자 피해문제다, 있지도 않고 유사하지도 않은 중고차를 온라인 등에서 소비자에게 불법 고지하여 유혹하고 부정확한 중고차를 판매하는 허위·미끼매물 문제는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시정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각종 플랫폼 온라인 중고차는 약 30% 이상이 허위·미끼매물일 정도로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판매하는 중고차의 정확한 가격이다. 객관적으로 가장 정확하게 거래되는 중고차의 가격을 고지하고 소비자가 알게 된다면 우선적으로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개정된 중고차 가격조사산정 제도는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것이다. 물론 거래되는 중고차의 가격은 환경 및 상황에 따라 제시된 가격을 기준으로 가감하면 될 것이다.
특히 중고차의 가격을 상태에 따라 정확하게 산정하는 방법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중고차의 연식과 주행거리는 기본이고 사고 유무와 정도, 침수와 접합 여부, 색상, 지역, 운행특성 등 각종 핵심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가격을 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년간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는 일본의 자동차사정협회와 연계하여 한국형 성능점검제도와 가격산정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여 왔다. 특히 약 8,000여명에 해당되는 국가 공인 자동차 진단평가사는 국가가격증과 더불어 대학 등에서 꼭 취득해야 하는 자격증으로 알려질 정도라 하겠다.
머지않아 국가자격증으로 동참하면서 더욱 중요한 자격증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확신한다. 초기부터 진단평가사 자격증 관련 제도 도입과 시험방법 등에 관여한 필자로서는 더욱 의미 있는 자격증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몽고나 중국은 물론이고 동남아 각국에서 이 제도 도입에 대한 의견이 있어서 더욱 뜻깊은 자격증이라 판단된다.
이러한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가 가장 객관적인 중고차의 기준액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면서 체계적인 산정기술로 산정한 중고차 가격은 소비자에게 더욱 중요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중고차 가격조사산정제도를 인터넷 광고 시 의무적으로 내용을 게재하도록 한 부분은 소비자에게 알권리 측면에서 중요한 진전이다.
정확하게 이 제도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리고 필요하면 소비자가 거래하는 중고차의 기준가격을 안다는 것은 허위·미끼매물로 인한 부정확한 정보를 바로잡는 계기가 된다. 더욱 더 알리고 소비자가 이 제도를 활용하여 정확한 중고차 가격을 알릴 수 있는 기반은 올바른 선진형 중고차 거래 문화를 구축하는데 에도 좋은 본보기가 된다.
소비자는 물론이고 매매사원도 더욱 정확한 중고차 가격정보를 알리면서 투명성을 제고하고 시장에서 낮게 평가되고 있는 매매사원이라는 직종에 대한 자부심을 올리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당당한 직종으로 의미 있는 미래 일자리로 탄생하는 계기도 된다. 그래서 최근 진단평가사 취득의 약 30%가 현장에서 일하는 매매사원이라는 점도 의미 있는 결과다.
앞으로 이번 중고차 가격조사 산정제도의 게재 의무를 진전시켜 더욱 중고차 거래상의 비대칭 정보가 투명하게 균형을 잡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미래의 투명한 국내 중고차 문화가 더욱 구축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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