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094회 댓글 0건

머니맨
2025-02-18 14:25
[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13] 중용의 맛, 회령손만두국 '만두 뚝배기'
노포의 맛이 눈으로 느껴지는 회령손만두국은 양평의 작은 마을 도로에 붙어 있다. (양승덕)
[양승덕 국밥 기행] 만두에 관한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다. 알싸하거나 눈웃음이 절로 나는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아버지를 떠올릴 것이고, 어릴 적 추억의 분식집이 생각나기도 할 것이다. 겨울 시장 골목의 김이 펄펄 나는 만두가게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사람사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
두툼한 고기만두를 스티로폼 도시락 박스에 포장해서 집으로 돌아서는 남자들의 모습은 정겹기만 하다. 많은 집들이 설날이 다가오면 만두를 빚는다. 두부, 김치, 다진 고기, 숙주, 당면을 잘게 썰어 속을 만들어 밀가루로 만든 만두피에 넣어 찌면 명절 내내 요긴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둘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만두를 만드는 시간은 가족 혹은 명절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하기에 만두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충만한 음식이다.
사람사는 이야기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국밥기행과 만두는 동떨어져 보인다. 양평군 용문면 광탄리에 위치한 회령손만두국에 가면 두 가지 사이의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회령손만두국에는 만두국밥이 있기 때문이다. 만두국밥은 잘 들어보지 못한 메뉴다.
만두를 통째로 넣고 끓인 만두뚝배기는 칼칼한 맛과 만두와 국밥을 동시에 먹는 느낌이다. (양승덕)
만두국과 만두전골이 유명한 이 식당에는 만두 뚝배기라는 음식이 있는데 한마디로 만두국밥이라고 할 수 있다. 손만두 여러개를 통째로 뚝배기에 넣고 만두가 터질 때까지 푹 끓이면 만두의 형체는 알 수 없고 질퍽하면서도 내용물이 풍부한 만두국밥이 된다.
거기에 두부와 채소, 버섯을 추가로 넣어 뚝배기 국밥 형태로 제공한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뚝배기의 안을 살펴보면 만두소의 내용물이 그대로 있다. 김치와 두부, 숙주가 주를 이루고 여러가지 채소들이 자작하다.
만두 뚝배기는 볼 것 없이 시작부터 밥 한 공기를 말아서 먹어야 한다. 뜨끈한 국물에 걸쭉하게 밥을 말아먹는 국밥 같으면서 만두의 다양한 속 재료들이 밥과 어우러져 만두밥 같기도 하다. 이북식 만두는 김치가 많이 들어가는데 만두 뚝배기에 밥을 말아먹다 보면 매콤한 뒷맛이 느껴진다. 만두와 국밥을 동시에 먹는 느낌이다.
만두를 으깬 뚝배기에 밥을 말아 석박지를 얹어 먹으면 만두국밥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양승덕)
회령손만두국은 만두를 직접 빚는다. 나이 지긋하신 부부 어른이 매일 새벽 식당 한켠에 있는 만두방에서 이북식 만두를 만든다. 이북식만두는 당면을 넣지 않고 둥근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두 분의 고향이 회령인지는 물어보지 못했지만 고향과 어릴 적 추억의 맛을 떠올리며 만두를 빚을 거라고 미루어 짐작했다.
만두뚝배기의 칼칼한 맛과는 달리 회령손만두국의 만두국은 슴슴하면서 부담없이 즐기는 이북식 손만두의 진수라고 할 수 있다. 국물이 담백하고 만두 자체가 간간하면서 자극적이지 않다. 특정한 맛이 세게 느껴지지 않는 중용을 지키는 만두국이다.
여기에 녹두빈대떡은 꼭 하나 시켜서 먹어봐야 한다. 녹두가 많이 들어가 있고 기름 맛이 없다. 할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빈대떡이다. 살얼음이 얹혀 있는 백김치와 잘 익은 석박지를 함께 곁들여 먹으면 모든 음식의 맛이 배가된다.
회령손만두국은 바이크 동호회원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아침 일찍 8시30분에 문을 연다. 바이크를 타고 서울에서 출발하면 아침 식사로 알맞다. 매주 수요일은 휴무다.
회령손만두국의 김치와 석박지는 만두의 슴슴한 맛과 어울린다. (양승덕)
2011년도에 타계한 소설가 박완서는 소설 속 음식 표현이 섬세하고 예리했을 뿐만 아니라 음식 만들기에도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그는 산문집 ‘호미’에서 “나는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은 건 참을 수 있지만, 맛없는 건 절대로 안 먹는다.”고 했다. 회령손만두국은 먹고 싶어 참을 수 없는 맛이다.
노부부가 정성 들여 옛날 이북식으로 만든 만두가 양평에 자리잡은 지 30여년이 되었다. 만두에 깃든 이야기와 추억이 생각나는 사람이라면 겨울이 끝나기 전에 가볼 만하다.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르노코리아, 5월 판매 9,860대…전년 대비 47.6% 증가
[0] 2025-06-02 17:25 -
현대차, 5월 글로벌 판매 35만 1,174대…전년 대비 1.7% 감소
[0] 2025-06-02 17:25 -
KGM, 5월 9,100대 판매, 전년 동월 대비 11.9% 증가
[0] 2025-06-02 17:25 -
포르쉐코리아, 예술 스타트업 지원 확대…지속가능 창작 환경 조성
[0] 2025-06-02 14:25 -
현대차·기아, 'EV 트렌드 코리아 2025'서 전동화 미래 선도 의지 강조
[0] 2025-06-02 14:25 -
아우디 Q5 45 TFSI 콰트로 등 4차종 '실린더 헤드 볼트' 2371대 리콜
[0] 2025-06-02 14:25 -
[EV 트렌드] '모델 3 대안 아이오닉 6, 테슬라 대신 현대차 · 기아 주목할 때'
[0] 2025-06-02 14:25 -
[칼럼] 신차 증후군 유발하는 '플라스틱' 대체 소재로 부상하는 TPE
[0] 2025-06-02 14:25 -
[시승기] '버텨줘서 고맙다 8기통'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0] 2025-06-02 14:25 -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GMR-001 하이퍼카' 르망 24시서 실전 경험
[0] 2025-06-02 14:2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도요타, 휴머노이드 로봇 기네스 월드 레코드 달성 '24.55m 거리 슛 성공'
-
겨울철 복병 노면 결빙 교통사고, 일반 교통사고 대비 치사율 1.7배 높아 주의
-
25년형 모델 할인율 상승, 벤츠 12월 판매조건 정리
-
중국 BYD, 2025년 말 유럽에서 소형차 생산 개시
-
GM 크루즈, 로보택시 포기하고 개인용 자율주행에 집중한다.
-
[영상] 탄소중립의 길목에서: 전기차, 환경규제, 그리고 정치적 암초
-
[영상] 디자인의 힘, 기아 더 뉴 스포티지 1.6T 시승기
-
마세라티 '이탈리아 정체성 강조' 110주년 맞이 GT2 스트라달레 최초 공개
-
현대모비스, 하이 테크 넘어선 인간 친화적 ‘휴먼 테크’ 기술 CES 2025 공개
-
포르쉐 타이칸 터보 K-에디션, '월드 럭셔리 어워드' 수상...독창적 럭셔리 구현
-
볼보자동차 XC90ㆍXC60, ‘노벨 위크’서 노벨상 수상자들 공식 의전차 제공
-
BMW, 신형 X3 판매 시작과 동시에 '서스펜션 균열 우려' 미국에서 리콜
-
[EV 트렌드] 中 BYD, 돌핀 · 아토 3 유럽산 첫 전기차로 낙점
-
[기자 수첩] 폭설에 내려앉은 선루프, 보상 거부한다는 황당한 제보
-
전기차 배터리 가격 7년 만에 최대 폭 하락...곧 가솔린차보다 저렴해질 것
-
진짜 보급형 순수 전기차 나온다...테슬라, 내년 3만 달러 미만 '모델 Q' 개발
-
[EV 트렌드] 전기차도 운전 하기 나름, 실험으로 증명한 40% 연장법
-
중국 BYD, 2025년 차세대 블레이드 배터리 출시한다
-
유럽 최대 정당 EPP, 'EU,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철회 요구'
-
애스턴마틴,최초의 양산형 미드 엔진 하이브리드 슈퍼카 ‘발할라’ 공개
- [유머] 방시혁 민희진 사건 때문에 군 복무 동안 불면증을 앓은
- [유머] 사망 사고낸 70대
- [유머] 무시무시한 댕댕이
- [유머] 위조지폐 걸린 40대
- [유머] 흉기 들고 카페 종업원 살해 시도
- [유머] 서양인 쉐프놀음이 같잖다는 코미디언
- [유머] 정량보다 더 드렸습니다
- [뉴스] '티아라' 함은정, 14년전 '똑단발' 그대로 재현하며 리즈 갱신
- [뉴스] 이봉원, '건강 이상' ♥박미선 떠올리며 울컥... '애 엄마가 같이 왔으면 좋았을텐데'
- [뉴스] '이건 뭐 사면 줘요?'... 최화정 83만원 명품백 '비닐봉지' 취급한 제작진
- [뉴스] 김밥·햄버거 등 직장인 인기 점심메뉴 30개 일제히 가격 '상승'
- [뉴스] '류수영♥' 박하선, 복권 당첨됐다... '꿈을 연달아 꿔서'
- [뉴스] '텍사스 옥수수 농사꾼인 줄'... 쿨 이재훈, 뜻밖의 근황 공개
- [뉴스] '테슬라 차주'된 데프콘... '머스크 형 이제 나도 식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