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026회 댓글 0건

머니맨
2025-02-18 14:25
[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13] 중용의 맛, 회령손만두국 '만두 뚝배기'
노포의 맛이 눈으로 느껴지는 회령손만두국은 양평의 작은 마을 도로에 붙어 있다. (양승덕)
[양승덕 국밥 기행] 만두에 관한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다. 알싸하거나 눈웃음이 절로 나는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아버지를 떠올릴 것이고, 어릴 적 추억의 분식집이 생각나기도 할 것이다. 겨울 시장 골목의 김이 펄펄 나는 만두가게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사람사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
두툼한 고기만두를 스티로폼 도시락 박스에 포장해서 집으로 돌아서는 남자들의 모습은 정겹기만 하다. 많은 집들이 설날이 다가오면 만두를 빚는다. 두부, 김치, 다진 고기, 숙주, 당면을 잘게 썰어 속을 만들어 밀가루로 만든 만두피에 넣어 찌면 명절 내내 요긴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둘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만두를 만드는 시간은 가족 혹은 명절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하기에 만두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충만한 음식이다.
사람사는 이야기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국밥기행과 만두는 동떨어져 보인다. 양평군 용문면 광탄리에 위치한 회령손만두국에 가면 두 가지 사이의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회령손만두국에는 만두국밥이 있기 때문이다. 만두국밥은 잘 들어보지 못한 메뉴다.
만두를 통째로 넣고 끓인 만두뚝배기는 칼칼한 맛과 만두와 국밥을 동시에 먹는 느낌이다. (양승덕)
만두국과 만두전골이 유명한 이 식당에는 만두 뚝배기라는 음식이 있는데 한마디로 만두국밥이라고 할 수 있다. 손만두 여러개를 통째로 뚝배기에 넣고 만두가 터질 때까지 푹 끓이면 만두의 형체는 알 수 없고 질퍽하면서도 내용물이 풍부한 만두국밥이 된다.
거기에 두부와 채소, 버섯을 추가로 넣어 뚝배기 국밥 형태로 제공한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뚝배기의 안을 살펴보면 만두소의 내용물이 그대로 있다. 김치와 두부, 숙주가 주를 이루고 여러가지 채소들이 자작하다.
만두 뚝배기는 볼 것 없이 시작부터 밥 한 공기를 말아서 먹어야 한다. 뜨끈한 국물에 걸쭉하게 밥을 말아먹는 국밥 같으면서 만두의 다양한 속 재료들이 밥과 어우러져 만두밥 같기도 하다. 이북식 만두는 김치가 많이 들어가는데 만두 뚝배기에 밥을 말아먹다 보면 매콤한 뒷맛이 느껴진다. 만두와 국밥을 동시에 먹는 느낌이다.
만두를 으깬 뚝배기에 밥을 말아 석박지를 얹어 먹으면 만두국밥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양승덕)
회령손만두국은 만두를 직접 빚는다. 나이 지긋하신 부부 어른이 매일 새벽 식당 한켠에 있는 만두방에서 이북식 만두를 만든다. 이북식만두는 당면을 넣지 않고 둥근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두 분의 고향이 회령인지는 물어보지 못했지만 고향과 어릴 적 추억의 맛을 떠올리며 만두를 빚을 거라고 미루어 짐작했다.
만두뚝배기의 칼칼한 맛과는 달리 회령손만두국의 만두국은 슴슴하면서 부담없이 즐기는 이북식 손만두의 진수라고 할 수 있다. 국물이 담백하고 만두 자체가 간간하면서 자극적이지 않다. 특정한 맛이 세게 느껴지지 않는 중용을 지키는 만두국이다.
여기에 녹두빈대떡은 꼭 하나 시켜서 먹어봐야 한다. 녹두가 많이 들어가 있고 기름 맛이 없다. 할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빈대떡이다. 살얼음이 얹혀 있는 백김치와 잘 익은 석박지를 함께 곁들여 먹으면 모든 음식의 맛이 배가된다.
회령손만두국은 바이크 동호회원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아침 일찍 8시30분에 문을 연다. 바이크를 타고 서울에서 출발하면 아침 식사로 알맞다. 매주 수요일은 휴무다.
회령손만두국의 김치와 석박지는 만두의 슴슴한 맛과 어울린다. (양승덕)
2011년도에 타계한 소설가 박완서는 소설 속 음식 표현이 섬세하고 예리했을 뿐만 아니라 음식 만들기에도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그는 산문집 ‘호미’에서 “나는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은 건 참을 수 있지만, 맛없는 건 절대로 안 먹는다.”고 했다. 회령손만두국은 먹고 싶어 참을 수 없는 맛이다.
노부부가 정성 들여 옛날 이북식으로 만든 만두가 양평에 자리잡은 지 30여년이 되었다. 만두에 깃든 이야기와 추억이 생각나는 사람이라면 겨울이 끝나기 전에 가볼 만하다.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르노코리아, 5월 판매 9,860대…전년 대비 47.6% 증가
[0] 2025-06-02 17:25 -
현대차, 5월 글로벌 판매 35만 1,174대…전년 대비 1.7% 감소
[0] 2025-06-02 17:25 -
KGM, 5월 9,100대 판매, 전년 동월 대비 11.9% 증가
[0] 2025-06-02 17:25 -
포르쉐코리아, 예술 스타트업 지원 확대…지속가능 창작 환경 조성
[0] 2025-06-02 14:25 -
현대차·기아, 'EV 트렌드 코리아 2025'서 전동화 미래 선도 의지 강조
[0] 2025-06-02 14:25 -
아우디 Q5 45 TFSI 콰트로 등 4차종 '실린더 헤드 볼트' 2371대 리콜
[0] 2025-06-02 14:25 -
[EV 트렌드] '모델 3 대안 아이오닉 6, 테슬라 대신 현대차 · 기아 주목할 때'
[0] 2025-06-02 14:25 -
[칼럼] 신차 증후군 유발하는 '플라스틱' 대체 소재로 부상하는 TPE
[0] 2025-06-02 14:25 -
[시승기] '버텨줘서 고맙다 8기통'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0] 2025-06-02 14:25 -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GMR-001 하이퍼카' 르망 24시서 실전 경험
[0] 2025-06-02 14:2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폴스타, ‘아틱 서클’ 라인업, ‘폴스타 3'와 '폴스타 4’까지 확대
-
벤츠E 클래스, 유로NCAP신차안전도평가에서 '가장 안전한 차' 선정
-
[EV 트렌드] 테슬라 자율주행 현주소 '생산라인에서 적재 도크까지 2km 이동'
-
[시승기] 벤츠 S 580 4메틱 '품격이란 이런 것, 대체 불가 럭셔리 플래그십'
-
미국, 2024년 태양광 발전량 26% 이상 증가
-
현대차기아, 올 해 전기차가 증가세 이끈다.
-
BMW 신형 iX 공개, 성능·효율성 대폭 개선… 1분기 출시 예정
-
[영상] 성능·주행거리 대폭 개선한 2025 BMW iX 리뷰
-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920마력 슈퍼파워를 위한 첨단 프레임 기술 공개
-
'고객 데이터의 은밀한 거래' GM에서 현대차 · 도요타 등으로 소송 확산
-
[EV 트렌드] '예상보다 빨라' 서울 외곽에서 목격된 기아의 차세대 전기 세단
-
닛산 미국법인, 재택근무 위주에서 주 4일 출근 의무화로 전환
-
태국, 2024년 자동차 생산대수 20% 감소
-
테슬라와 BMW, BYD/지리 등과 함께 유럽연합 관세 부과 소송 제기
-
[영상] 테슬라는 앞으로도 성공할 수 있을까?
-
[영상] 1월 4주차 주목을 끄는 글로벌오토뉴스
-
트럼프의 정책에도 미국 전기차 산업이 성장하게 될 이유
-
할리데이비슨,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2025년 신형 모터사이클 라인업' 공개
-
'눈 감고도 운전 가능' 리비안, 2026년 향상된 주행보조시스템 출시 계획
-
'끝난게 아니야 또 받았어' 기아 EV9 美 애드먼즈 전기 SUV 최고 평점 수상
- [유머] 식당에서 먹으면 손해인 반찬들
- [유머] 중식의 대가 이연복도 포기한 메뉴
- [유머] 펜션 설거지 문화 논란
- [유머] 충격적인 유럽 여행중 느낀점
- [유머] 양파를 극혐하는 식당
- [유머] 한국 블랙요원 이름 없는 별 근황
- [유머] 스타링크, 빠르면 이번달부터 대한민국 서비스 개시
- [뉴스] '쿠웨이트전 승리' 이강인, 홍명보 감독·축구협회 향해 쏟아지는 비난에 작심 발언
- [뉴스] 더보이즈 주연·'슬전생' 신시아, '럽스타→열애설'에 밝힌 입장
- [뉴스] '머리 기둥에 내려찍고 정신 없이 맞았다'... 버스서 무차별 폭행당했다고 고백한 이국주
- [뉴스] AOA 출신 찬미, 남편 얼굴 공개... 훈훈한 예비신랑과 셀프 웨딩화보
- [뉴스] '말레이시아서 불법 구금됐다'... 온몸 멍든 채 '감방 영상' 공개하며 도움 요청한 한국인 인플루언서
- [뉴스] '라스트 댄스 손흥민, '사우디 이적설'에 직접 거취 언급... '어딜 가든 최선 다할 것'
- [뉴스] 전한길 민주당에 강력 경고 '나 건드리면 미국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