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자동차
8,127[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11] 18시간의 정성과 토렴의 온기, 고바우 설렁탕
조회 195회 댓글 0건
머니맨
2025-01-16 14:25
[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11] '18시간의 정성과 토렴의 온기' 고바우 설렁탕
양평군 광탄면에 위치한 고바우설렁탕. 옛스런 모습에서 구수함이 묻어나는 시골 설렁탕집이다. (사진=양승덕)
[양승덕 국밥 기행]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해가 바뀌면 희망과 새로운 기대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돌덩어리 하나가 명치 끝에 눌러앉은 기분이다. 그 밤에 벌어진 일들이 생경한 비현실 같은데 빠져나올 길이 아직 멀다. 마침 한파까지 겹쳐 두껍게 입은 옷을 여미는 새해이다. 겨울은 ‘국밥감각’을 깨우는 시간이다. 어수선한 정국을 뒤로하고 선선히 국밥 한 그릇 먹을 요량으로 길을 떠난다.
양평군 용문면 광탄리에 위치한 고바우설렁탕은 새해 국밥여행의 시작을 하기에 알맞다. 1991년도에 문을 열었으니 30년이 넘었다. 지역 주민에 의하면 고바우설렁탕은 이곳에 자리잡기 전에 양평군 지평면 지평시장에서 작게 시작했다고 하니 그 이상의 역사를 지녔다. 이곳은 용문산 관광지 인근에 위치해 있고 강원도를 오가는 6번 국도와 인접해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으면서 입소문이 났다.
농사를 시작하기 전 풍년을 기원했던 설렁탕
고바우설렁탕은 18시간 정성을 들여 고아내고 토렴으로 온기가 가득한 밥을 말아 나온다. (사진=양승덕)
설렁탕의 역사는 조선시대 혹은 고려시대로 거슬러 간다. 농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풍년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고 난 후 임금이 제사에 쓰였던 소를 잡아 맹물에 끓여서 백성들에게 나눠주었다고 한다. 고려를 침입한 몽골 군사들이 전쟁 중에 대량으로 끓여 먹던 탕이 고려 백성들에게 정착했다는 유래도 있다. 유래를 떠나 설렁탕은 식량이 부족했던 옛날 옛적부터 쉽게 떠올리고 시도했을 법한 음식이다.
짐승의 뼈와 다양한 부속 고기 부위를 넣고 푹 고아 국물을 내고 밥을 말아먹는 방식은 영양과 끼니를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 설렁탕과 곰탕을 잘못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은 설렁탕과 곰탕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지만 설렁탕은 뼈와 부속 고기를 넣어 국물을 내는 것이고 곰탕은 고기로만 육수를 내는 음식이다.
설렁탕이 뽀얀 흰색 국물이라면 곰탕은 약간은 투명하고 맑은 국물을 지녔다. 말그대로 눈같이 하얗고 진한 국물이라는 설렁탕은 치킨 가게나 자장면 가게만큼 많다고 한다. 서민들의 허기를 달래며 몸을 보양하는 일석이조의 음식으로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생국밥이라 할 수 있다.
18시간의 정성과 토렴으로 가득한 온기
창업주의 딸 2대째 주인장(이주희)은 설렁탕만을 고집한다. 고바우설렁탕은 분점이 없다. (사진=양승덕)
고바우설렁탕은 한옥 형태의 내부 시설을 갖춰 한국 전통 음식을 먹는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뚝배기에 담긴 뽀얀 국물은 보기에도 담백하다. 국물을 우려낸 뼈와 고기의 느끼함이 없고, 국물 표면의 기름기도 없다. 토렴을 해서 밥이 말아져 나오고 국수가 들어 있다. 그 위에 소의 머리고기와 양지고기가 섞여 있다.
함께 나오는 김치와 깍두기는 어느 정도 익은 상태인데 꼭 밥 위에 얹어 먹어봐야 한다. 얇게 썬 대파와 굵은 소금으로 간을 하고 휘휘 저어 먹다 보면 뱃속에서부터 뿌듯함이 올라온다. 110년이 넘었다는 종로의 설렁탕 집보다 그 맛이 뒤지지 않는다. 종로의 설렁탕은 내용물이 조금 거칠다는 느낌이 있는데 고바우설렁탕은 쫄깃한 머리고기 조금과 부드러운 양지고기만 넣는다. 고기를 씹을 때의 거부감이 다른 식당보다 적다.
아침 7시에 문을 열기 때문에 근처에서 1박을 한 사람들이 해장으로 찾기도 한다. 국수와 밥은 추가로 먹을 수 있고 오후 서너 시면 문을 닫는다. 18시간의 정성으로 국물을 내고 주말에는 대기를 감수해야 먹을 수 있다. 고바우설렁탕은 설렁탕만 고집한다. 분점도 따로 없다. 포장을 해서 집에서도 먹을 수 있다. 수요일은 문을 닫는다.
서민의 애환을 보듬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국밥
고바우설렁탕은 양평군이 지정한 몇 안되는 장수음식점이다. (사진=양승덕)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에도 설렁탕이 등장한다. 인력거를 끄는 주인공 김첨지는 평소보다 벌이가 좋았던 그날, 아픈 아내를 위해 설렁탕을 사서 집으로 향한다. 김첨지가 집에 도착했을 때 아내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운수 좋던 날이 절망으로 바뀌는 순간 김첨지와 아내를 이어주는 매개체는 설렁탕이었다.
서민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음식이면서도 가족을 향한 사랑을 보여주는 설렁탕은 소설에서는 일상 속 삶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음식이다. 일이 잘 풀릴 때에도, 꼬인 일들이 풀리지 않을 때에도 옆 사람과 설렁탕 한 그릇 마주앉아 나눌 때 일상은 운수 좋은 날로 바뀔 것이다. 그래서 설렁탕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국밥이다.
양승덕 기고/[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영상] BYD 한국 진출, 지나친 경시도, 경계도 피해야
[0] 2025-01-17 17:25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충전소 보조금 배제에 불만…미국 전기차 보조금 중단 촉구
[0] 2025-01-17 14:25 -
전기차 판매 증가 이끈 인센티브…미국 전기차 시장 신기록
[0] 2025-01-17 14:25 -
[영상] BYD의 한국시장 진출이 갖는 의미는?
[0] 2025-01-17 14:25 -
MINI 코리아, 창립 20주년 기념 'MINI와 나눈 순간' 사진 공모전
[0] 2025-01-17 14:25 -
작년 5배, 'KG 모빌리티' 튀르키예 2024 가장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 선정
[0] 2025-01-17 14:25 -
최고출력 510마력, 포르쉐 '신형 파나메라 GTS' 국내 출시... 2억 5280만원
[0] 2025-01-17 14:25 -
어! 전기차가 아니네? 기아, EV3 쏙 빼닮은 내연기관차 '시로스' 양산 돌입
[0] 2025-01-17 14:25 -
현대차·기아, 美 ‘2024 굿디자인 어워드’ 19개 제품 수상... 디자인 경쟁력 입증
[0] 2025-01-17 14:25 -
폴스타, 연평균 성장률 최대 35% 흑자 전환 목표 '유럽산 폴스타 7 출시'
[0] 2025-01-17 14:2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부지런히 만들자...가을 인도 목표, 부산 공장 양산 개시
-
현대차 G80 시청역 역주행 사고 '급발진' 아니다...경찰, 운전자 과실에 무게
-
6월 공개 빗나간 현대차 3열 전기 SUV '아이오닉 9' 언제 나오나?
-
폭스바겐그룹, 2분기 배터리 전기차 판매 전년과 비슷
-
충격에 휩싸인 미국 대선 레이스,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은?
-
현대차·기아, 여름 휴가철 대비 장거리 운행 필수사항 특별 무상점검 서비스 실시
-
5.4초 빨랐다! 포르쉐 신형 파나메라, 뉘르부르크링 그린 헬 '7분 24.17초' 신기록
-
기아, 2025년형 봉고Ⅲ 출시..조건부 1종 보통 교습용 '자동변속기' 탑재
-
국내 최초 '2024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 17일 개막...인지 등 4개 핵심 기술 전시
-
기아 최초 픽업 타스만 '1777종, 1만8000번 시험' 개발 히스토리 영상 공개
-
[공수전환] 쉐보레 콜로라도 Vs 지프 글래디에이터 '한국서 벌어질 픽업 맞수 경쟁'
-
명장에서 변호사까지, 조회수에 미쳐서 급발진 공포 조장...또 하나의 살인
-
[EV 트렌드] 中 137개 전기차 브랜드 중 2030년 수익 창출 가능 단 19곳
-
[영상] 패러다임의 전환, 청정 에너지원의 가능성과 도전 과제
-
아우디, 굿우드페스티벌에서 아우토유니온 '타입 52' 컨셉 공개
-
일론 머스크,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선언... 총격사건 후 입장 밝혀
-
기아, 2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 신기록 달성… EV3 출시 앞두고 강력한 모멘텀
-
장마 끝나면 진짜 폭염, 휴가 떠나기전 반드시 챙겨야 할 자동차 점검 내역
-
[칼럼] 전기차 게임체인저, 배터리가 아닌 '다단 변속기'에 있다.
-
JLR, 재규어 세단 XF와 순수 전기 I-페이스 등 밥벌이 못하는 5개 모델 단종
- [유머] 게이머라면 참을 수 없는 것
- [유머] 근현대사 유명인들의 희귀 사진들
- [유머] 버틸수 있었던 이유
- [유머] 궁금한건 무조건 다 물어본다는 오사카 사람들 ㅋㅋㅋ
- [유머] 이거 한번이라도 따라해 본 사람은 손 들어보자.
- [유머] 옛날 30대 vs 요즘 30대
- [유머] 의외로 한국이 원조인 것
- [뉴스] 트럼프-시진핑 첫 통화... '3가지 주제'로 불꽃 튀는 이야기 나눠
- [뉴스] '임신 못 하게 해 줄게'... 또래 여학생 얼굴·배 때린 뒤 성폭행하고 생중계 한 10대들
- [뉴스] 공수처, 尹 구속영장 청구... 영장 청구서에 깜짝 놀랄만한 내용 담겨
- [뉴스] 요요 온 이장우, 건강 위해 얼음물 입수하더니 '이것' 먹어... 전현무도 '손절'한 식습관
- [뉴스] 이세영,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 포착... '세젤예' 신부 비주얼
- [뉴스] 미국 스타일 메이크업 받은 블랙핑크 리사... '누군지 못 알아보겠다'
- [뉴스] '맨유 전설' 데니스 로, 향년 84세로 사망... 삼총사 모두 하늘의 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