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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맨
2024-06-26 09:25
[자동차 디자人] 프리미엄 소형차 ‘MINI 디자인’ 이끄는 ‘올리버 하일머’
[IT동아 김동진 기자] BMW 그룹 산하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MINI)는 최근 ‘뉴 미니 컨트리맨’을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뉴 미니 컨트리맨은 미니가 지난 2017년 출시한 2세대 모델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3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미니는 완전 전동화 브랜드로 전환을 앞두고 미니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뉴 미니 패밀리’를 올해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순수전기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새로운 가솔린 모델인 3-도어 ‘뉴 MINI 쿠퍼’ 등이다.
중대한 브랜드 변화상을 반영한 뉴 미니 패밀리 디자인을 이끄는 인물은 올리버 하일머(Oliver Heilmer) 디자인 총괄이다. 그는 뉴 미니 패밀리를 디자인하며 브랜드가 지닌 고유의 헤리티지와 라인업의 통일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새로운 요소를 디자인에 반영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올리버 하일머 미니 디자인 총괄을 직접 만나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게 된 계기와 BMW 그룹을 선택한 이유, 뉴 미니 패밀리에 반영한 디자인 요소,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제언 등을 들어봤다.
자동차 잡지 따라 그리며 꿈 키워…한계 깨고 발전하는 BMW 그룹에 매력 느껴 입사
올리버 하일머 미니 디자인 총괄은 유년시절부터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키워왔다.
하일머 총괄은 “조부모님이 농장을 운영하신 덕분에 여러 대의 트랙터를 항상 관찰하며 성장했다. 운송수단 전부에 관심을 가지며 매력을 느끼게 된 계기”라며 “관심 있는 운송수단을 모두 그리며 자동차 디자이너라는 꿈을 품었다. 이후 자동차 잡지를 구매해 안에 실린 이미지 위에 종이를 대고 따라 그리며 연습했다. 14살에는 나무로 자동차 모형을 만들기도 하며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다”고 회상했다.
하일머 총괄은 꿈을 이루기 위해 독일 포르츠하임 대학에 진학, 운송디자인을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직후 곧장 자동차 디자이너로 일하기 시작한 그는 커리어 내내 BMW 그룹에서 인테리어 디자인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을 역임하며 역량을 발휘했다. 하일머 총괄은 수많은 제조사 중 BMW 그룹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하일머 총괄은 “운송디자인을 전공하던 당시 어떤 브랜드에서 역량을 발휘하면 좋을지 여러 곳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BMW가 눈에 들어왔다. BMW는 차체 비율과 표면 처리가 늘 남달랐고, 특유의 스포티한 디자인에 매료됐다”며 “이에 1998년 당시 BMW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BMW 디자인이 탄생하는 중심지에서 미래 모델이 어떻게 나올지 직접 보고 차량을 운전하기도 했다. 이후 더 이상의 고민은 필요하지 않았으며, 부모님에게 BMW를 구매하도록 설득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당시만 해도 세단이 대부분이었는데 BMW는 1999년 준대형 SUV인 X5를 출시하며 한계를 깨고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적으로 BMW 입사해 사내 경쟁을 뚫고 실내 디자인에 기여한 첫 모델이 2세대 X5(E70)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0년 7월 BMW 그룹 입사 후 맡은 첫 번째 프로젝트는 미니 클럽맨과 컨버터블 쇼카 디자인이었다”며 “BMW라는 브랜드에서 아직까지 참신함을 느끼는 이유는 다양성과 차별적인 접근이다. 일례로 BMW 그룹 산하 전략디자인 컨설팅회사인 디자인웍스는 기존 BMW 그룹과는 완전히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만들었으며, 또 다른 디자인 동력을 심어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뉴 미니 패밀리 라인업에 반영한 디자인 철학 ‘헤리티지와 신기술 사이 균형’
미니 브랜드는 완전 전동화 브랜드로 전환을 앞둔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에 올리버 하일머 디자인 총괄은 뉴 미니 패밀리 라인업에 기존 브랜드 정체성을 담으면서도, 새로운 시대를 열 변화상을 담아내야 했다.
하일머 총괄은 “주력 파워트레인의 변화를 앞두고 있지만 엔진 종류에 따라 디자인적인 차이를 둬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미니 고객은 그런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다만, 각 엔진 종류에 따른 장점을 디자인으로 강조했다. 그것이 기존 모델과의 유일한 차이점이다. 클래식카와 현재 차량을 관통하는 무언가를 디자인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외관을 살펴보면, 미니 쿠퍼의 경우 오랜 역사를 반영하기 위해 둥근 헤드라이트와 같은 기존의 클래식함을 유지했다. 그릴 크기 대비 헤드라이트 크기와 보닛 길이 등의 비율을 오리지널 미니와 가장 비슷하도록 디자인했다. 새로운 테일라이트는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에서 영감받았는데, 미니 고객들이 이를 차량의 상징이라고 여기고 있어 수직 형태로 약간의 변화만 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컨트리맨의 경우 쿠퍼보다 좀 더 변화를 시도했지만, 서프보드와 같은 특징을 담은 루프는 유지했다. 최초의 컨트리맨처럼 번호판을 아래로 내렸고, 도로에서 보면 누구나 ‘컨트리맨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디자인했다”며 “인테리어의 경우, 모델에 상관없이 미니답게 디자인했다. 작은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와 4년간 협업해 만든 OLED 디스플레이를 모델에 상관없이 적용했다. 컨트리맨은 탑승객을 감싸는 디자인을, 쿠퍼는 스포티한 실내를 표현했다. 쿠퍼는 실내 도어 오프너 주변의 오목한 둥근 부분이 필요치 않다고 생각해 제거한 반면, 컨트리맨은 수직성에 집중해 실내 도어 오프너를 수직으로 디자인했다. 패턴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소재도 통일해 적용했다. 일례로 니팅(knitting) 기술을 들 수 있다. 모든 모델에 직물로 커버를 만든 센터 콘솔을 적용해 집 선반의 보석함과 같은 편안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하일머 총괄은 향후 출시될 차량에 대한 힌트도 남겼다.
그는 “미니 비전 어바너트(Vision Urbanaut)를 살펴보면, 우리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늘 미래에 자동차에 관한 맥락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가족과 함께 이동하는 것에 보다 많은 가치를 부여할 것으로 판단했다. 굳이 숙박하지 않아도 차에서 잠자며 이동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고 봤다. 이처럼 미래 시대상이 어떨지 맥락을 내다보고, 디자인에 반영해야 할 필수 요소는 무엇인지 고려해야 한다”며 “크리에이티브 마인드셋(Creative mindset)이라는 4개의 가치를 두고 판단한다. ‘심장을 뛰게 하는가, 호기심을 느끼게 하는가, 지속 가능성(책임감)이 있는가, 과감한가’라는 가치다. 미니를 디자인할 때 항상 해당 가치에 부합하는지 고민한다. 특히 ‘호기심을 느끼게 하는가’와 ‘지속 가능성이 있는가’와 같은 가치는 미래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일머 총괄은 “단순히 모델 추가뿐 아니라 다양한 컬래버레이션도 고려할 수 있다. 과거 폴스미스 콘셉트카, 에이스맨 포켓몬 컬래버레이션 등이 그 예시다. 미니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라면, 항상 환영한다”고 전했다.
“디자인은 원맨쇼가 아니라 팀이 하는 작업”
끝으로 하일머 총괄에게 본인만의 디자인 철학과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제언을 부탁했다.
하일머 총괄은 “2000년 입사 초기를 떠올리면, 당시와 지금의 자동차 디자인이 많이 달라졌다. 당시에는 실내보다는 차체 비율과 같은 외관을 강조했다. 시대가 변해도 변치 않는 디자인 철학은 우선 프로젝트의 목적을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차가 예뻐야 하겠지만,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하든 실행의 이유를 알고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며 “두 번째로 자신만의 길을 걷는 것에 충분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디자이너 포트폴리오를 검토할 때, 짧은 시간 내 많은 자료를 마주하므로, 내 생각의 범위 안에 든 것은 오래 보지 않는다. 다만 생각지도 못한 것을 마주치면 눈길이 간다. 이같은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 주변 시선과 관계없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대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미니만 해도 내부적으로는 5년 앞을 내다보고 차량을 개발 중이기 때문에 단순히 현재의 디자인을 보는 게 아니라 선봉에 서야 한다. 그렇다고 혼자 원맨쇼를 펼치라는 의미는 아니다. 디자인은 단순히 원맨쇼가 아니라 여럿이 하는 작업이라는 것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꾼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심플하게 디자인을 시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첫 디자인은 실험적이고 도전적이어야 한다”며 “언급했듯 자신만의 독창적인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항상 5년, 10년 뒤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더불어 팀워크, 협동심을 기르기 위한 활동에 매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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