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자동차
7,644[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6] 여수 나진국밥, 뜨거운 사랑을 나눈 듯...
조회 3,431회 댓글 0건
머니맨
2024-04-19 11:45
[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6] 여수 나진국밥 '뜨거운 사랑을 나눈 듯...'
여수 나진국밥을 찾아간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으며 행운이었다. 국밥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출장길에 만났다. 지역 주민이 알려준 데로 찾았을 뿐인데 그렇게 유명한 식당일 줄이야... 차로 다섯 시간을 넘게 달려 찾은 나진국밥은 바닷가 한가로운 시골 마을에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면 노포 분위기가 가득하다. 나진국밥은 한마디로 평양냉면을 닮았다.
첫 술로 뜬 국물 맛은 밋밋했다. 무슨 맛인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마지막 남은 국물을 그릇째 들이켜고 나서야 참으로 실하고, 입에 붙는 만족감이 찾아온다. 국밥 한 그릇을 비우는 동안 시나브로 처음과 끝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나진국밥의 매력이다.
여수시 화양면 바닷가에 위치한 허름한 식당은 언제나 문전성시다. 아무리 유명인들이 다녀갔다고 한들 여기까지 와서 줄을 서서 먹을 일인가 의아할 정도다. 그 의문은 국밥이 나오기 전 시킨 머리 고기 수육 한 점을 초장에 찍어 넣으면 사라진다. 입안에서 녹듯, 부드럽게 사라지는 수육의 맛이 국밥에 대한 기대를 부풀게 한다.
신선한 새우젓을 약간 넣고 들깻가루와 통깨를 잘 저어 고기 한 점과 콩나물, 시금치를 같이 먹고 국물을 따로 떠먹으면 비로서 나진국밥의 전통에 취하고 오랜 기다림의 이유를 알게 된다. 꼭 밥을 말아 먹어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콩나물과 시금치가 뜨거운 국물에 익어가면서 부드러운 식감을 더해 주면 국밥은 조금씩 깊은맛으로 변한다.
국밥에서 건져낸 고기를 들깻가루 섞은 초장에 찍어 먹어 보고, 또 다른 부위의 고기를 건져 새우젓에 찍어 먹으면 나진국밥을 먹는 재미와 맛이 남다름을 알 수 있다. 데쳐서 나온 부추와 밭에서 금방 따온 것 같은 상추, 풋고추, 양파는 국밥만으로 지루할 수 있는 식감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가수 성시경이 국밥을 다 먹은 후 “국밥과 뜨거운 사랑을 나눈 것 같다”고 한 그대로다. 국밥 한 그릇에 대한 찬사 중 최고다.
여수는 남도의 식도락이 넘치는 곳이다. 누군가 여수까지 내려가서 국밥을 먹을 일인가 되물을 수도 있다. 선어회, 게장, 새조개, 하모, 홍해삼, 갓김치, 갈치조림 등 일부러 여수에 가서 먹어야 할 음식이 많은데 국밥이라니. 하지만 나진국밥은 이야기가 다르다. 바닷가 마을은 해산물이 넘쳐 났겠지만, 온 힘을 써야 하는 어부에게 돼지고기는 제격이었을 것이다.
그 돼지고기의 머리를 푹 삶아서 수육으로 먹고 국밥으로 먹을 때 뱃일을 견디기가 그래도 수월했을 것이다. 나진국밥이 위치한 여수시 화양면은 바닷가 바로 옆이다. 식당 창문을 통해 바다가 보이고 창문을 열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뜨거운 국밥에 녹아든다. 바다의 재료가 전혀 들어 있지 않지만 바다 맛도 나는 듯하다.
그곳에 가면 햇살이 창문으로 들어와 국밥을 먹는 사람들의 볼이 반짝반짝 빛나는 평화로움이 있다. 그래서 나진국밥을 먹다 보면 식사한다는 느낌보다는 외로움을 달래거나 사랑이 싹트는 행복한 시간으로 다가온다. 그만큼 맛있다는 이야기다.
나진국밥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1시까지만 문을 연다. 멀리서 온 사람들이 허탕을 치기 일수다.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데, 고기를 삶아서 준비할 수 있는 양이 한정적이라고 한다. 변하지 않는 맛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여수는 밤바다의 조명 아래서 사랑을 나누며 낭만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국밥을 먹으면서 사랑을 속삭이는 것도 낭만적이지 않을까?
[글과 사진 양승덕 웰컴 대표/ 정리 김흥식 기자]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재규어, 전혀 새로운 로고 공개
[0] 2024-11-22 14:45 -
폭스바겐 노조, 공장 폐쇄 대신 임금 인상 중단 제안
[0] 2024-11-22 14:45 -
“비행운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감축 필요”
[0] 2024-11-22 14:45 -
미니, 4세대 쿠퍼 컨버터블 영국 옥스포드 공장에서 생산 개시
[0] 2024-11-22 14:45 -
현대차 WRC 사상 첫 통합 우승을 위해...누빌, 끝까지 긴장 늦추지 않을 것
[0] 2024-11-22 14:45 -
기아, 508마력 전동화 고성능 버전 끝판왕 'EV9 GT' 세계 최초 공개
[0] 2024-11-22 14:45 -
포드 익스플로러ㆍ기아 카렌스 등 총 4개사 5개 차종 5만8180대 리콜
[0] 2024-11-22 14:45 -
BMW, 노이어 클라쎄 양산 버전의 프로토타입 생산 헝가리에서 시작
[0] 2024-11-22 14:45 -
KGM '티볼리' 가성비ㆍ디자인 통했다, 누적 내수 30만대ㆍ글로벌 42만대 돌파
[0] 2024-11-22 14:45 -
볼보트럭, 대형트럭 최초 유로 NCAP 테스트 별 5개 및 씨티 세이프 어워드 수상
[0] 2024-11-22 14:4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르노코리아, 대한LPG협회와 ‘LPG 직분사(LPDi) 엔진 차량 개발 추진' 업무협약
-
애스턴마틴, 830마력 신형 V12 엔진 공개… 올 연말 플래그십에 탑재
-
4월 국내 완성차 5개사 판매 실적 '지속된 내수 부진 수출로 만회'
-
[EV 트렌드] '이구환신' 프로젝트에 인센티브 추가… 中 친환경차 또 반등?
-
테슬라에 무슨 일? 대규모 해고에 기가 캐스팅 보류...레벨 3도 벤츠에 밀려
-
BMW 코리아, 인천지역 소방서 구급대원 대상 주행 교육 진행
-
美 컨슈머리포트 페인트 불량 목록 공개...현대차 10개 모델 중 3개로 최다
-
'예리해진 주간 주행등' 기아, 신규 패밀리룩 ‘더 뉴 EV6’ 티저 이미지 공개
-
픽업트럭, 중고차 수요는 늘고 시세는 하락...판매일수 감소로 상승 전망
-
현대차ㆍ기아, 우수 인재 양성 맞춤형 교육 ‘소프티어 부트캠프 2024’ 모집
-
타타대우상용차, 2023년 매출 1조 100억 달성 '해외수출' 비중 확대에 주목
-
한국타이어 ‘벤투스 X BMW XM 레이블 레드’ 광고 캠페인 공개, 극한 퍼포먼스 강조
-
테슬라, 비용감소 위해 인력 감축 'HR 수석 이사 떠나고 슈퍼차저 팀 해체'
-
[뜨거운 희망, 양승덕의 국밥 기행 7] 눈 부신 5월의 맛, 담양 '고서창평국밥'...feat X5
-
전기차 충전 '부르면 간다' 현대차 픽업앤충전 서비스, 전국 6개 광역시 확대
-
'아이들의 상상 속 미래도시' 현대차 키즈 모터쇼 개막...고양 스튜디오에서 내달 말까지
-
2024년 5월 국산차 판매조건/출고대기 정리
-
BMW 그룹 코리아, BMW∙MINI 고객 대상 ‘패밀리 위크’ 캠페인 진행
-
MINI 코리아, 순수전기 모델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사전 예약 실시
-
보쉬 전기자전거 ‘Explore Seoul City Ride’ 첫 도심 팝업 스토어 성료
- [유머] 쿠팡 일용직 다니면 안되는 이유
- [유머] 죽음 앞둔 반려견의 마지막 행동
- [유머] 손님에게 돼지라고 대놓고 저격한 분
- [유머] 의외로 트럼프도 좋아하는 한국 문화
- [유머] 현대판 흑인노예시장
- [유머] 이웃간 탄도미사일
- [유머] 공중을 날아다니는 제비는?
- [뉴스] '총 학비만 7억원'... 이시영 6세 아들이 다니는 '귀족 학교'의 정체
- [뉴스] 전 남편 최민환과 '양육권 소송' 율희, 추가 소송 계획 밝혔다... 이유 봤더니
- [뉴스] '현역 가기 싫어'... 식단표 만들어 몸무게 105kg로 불린 20대 남성 최후
- [뉴스] 5년간 '대마초' 흡입해 가요계 퇴출됐던 유명 아이돌 멤버... '부활'했다
- [뉴스] 도로 한복판서 자기 '벤츠' 파괴한 음주운전 女... 같은 날 저지른 충격 만행
- [뉴스] '성추행 피해' 폭로한 걸그룹... '메이딘' 멤버가 소속사 대표 향해 남긴 발언 '재조명'
- [뉴스] 오늘, 로또 사세요... 김예지, 23일 로또 추첨방송에 '황금손'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