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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04이로운 자동차(6) 그 때, 車보다 더 많이 팔렸던 '5만 분의 1 지도'와 내비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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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맨
2024-01-23 16:45
이로운 자동차(6) 그 때, 車보다 더 많이 팔렸던 '5만 분의 1 지도'와 내비게이션
AI 생성 이미지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연초, 만나기로 한 이에게 큰 길 어느 편의점에서 우회전하고 직진하면 바로 앞에 카페가 보일 것이라는 얘기만 듣고 목적지로 향했다. 길이 가물가물해도 기억에 있는 편의점까지는 찾아갈 수는 있겠다고 봤다. 그러나 편의점을 찾지 못해 포기하고 말았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했더니 겨우 500m 남짓 떨어진 곳에서 수 십분을 헤매고 있었다. 괜한 일을 시작한 건 자동차를 사면 누구나 가장 먼저 서점 또는 노점으로 달려가 샀던 '5만분의 1(1:50000)' 지도가 문득 떠올라서였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자동차에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기 이전인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종이 지도는 모든 운전자의 필수품이었다. 여러 권을 갖기도 해 자동차보다 더 많이 팔렸던 베스트셀러였다. 지금도 초정밀 지도는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런 종이 지도에 의지를 해도 낯설고 모르는 길에서는 몇 번이나 차를 세워야 했다. 길 가는 사람을 세워 누구누구를 아시는지, 빨간 대문집이 어디인지 또는 공중전화로 뭐가 보이는데, 저기 골목 가게 끼고 돌면 되는지를 물어야 했다. 그게 인연이 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세계 최초 내비게이션 이터 아브토(Iter Avto)
복덕방이 가장 정확하게 길을 알려 주던 곳이었다. 내비게이션이 등장하면서 이런 불편은 사라졌다. 초기 부정확했던 데이터가 정교해지고 반응도 빨라지면서 자동차와 내비게이션은 떼어 놓을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일상도 달라졌다. 배달이나 택배, 택시, 화물차 등도 내비게이션 없이는 일하기 힘든 세상이다.
사실 내비게이션 역사는 꽤 오래전 시작했다. 현대의 것과 다르지만 차량용 내비게이션이 처음 등장한 때는 1930년이다. 옛 소련의 이터 아브토(Iter Avto)사는 두루마리 지도에 경로를 표시하고 끼워 넣으면 속도에 맞춰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
경로를 벗어났을 때 현 위치를 새로 설정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오차도 심했지만 두꺼운 지도책을 좀 더 쉽게 볼 수 있었다. 원통형 코스의 돌출 장애물을 피해서 갔던 오래전 오락실의 자동차 게임을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이터 아브토의 내비게이션 개념은 1960년 미국이 군용으로 개발하고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발전했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 내비게이션은 1981년 혼다에서 등장한다. 혼다는 스텐리 일렉트릭(Stanley Electric), 알피느(Alpine)와 협력해 관성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한다.
원리는 간단하다. 출발지를 설정하면 차량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달렸는지를 계산해 현재의 위치를 표시해 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복잡한 작동 과정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비싼 가격 때문에 대중화에 실패했다.
1990년 일본 마즈다가 세계 최초로 GPS 내비게이션 유노스 (Eunos)에 탑재
1985년 디지털 지도가 등장하면서 자동차 내비게이션의 진화 속도가 빨라졌다. 그러나 1989년 도요타가 CD에 추측항법 내비게이션을 탑재할 때까지도 실시간으로 차량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하는 기술은 사용하지 못했다.
지리정보 시스템(GIS)과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해 정밀한 지도에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은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1981년~1989년)이 GPS의 민간 사용을 승인하고 10년이 지나 등장한다.
일본 마즈다는 1990년 세계 최초로 자동차 내비게이션용 GPS 시스템을 고급 세단인 유노스 코스모스(Eunos Cosmos)에 탑재했다. 마즈다 내비게이션은 초 단위로 차량의 위치를 인공위성이 수신하고 이를 삼각측량으로 계산해 디지털 지도에 정확하게 표시했다.
이후 GM의 가이드 스타(Guide Star)가 에이비스(Avis) 렌터카에 탑재하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대중화가 시작됐다. 국내 내비게이션 역사도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다. 1993년 당시 현대전자(현 SK 하이닉스)가 GPS 기반 내비게이션을 세계 3번째로 개발했다. 그러나 차량 내비게이션이 상용화한 것은 1996년 당시 쌍용정보통신이 처음이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차량 내비게이션도 발전해 왔다. 저장 장치를 이용해 받던 업그레이드가 무선 업데이트(OTA)로 가능해졌고 단순히 목적지를 입력하면 찾아가는 길을 안내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실시간 교통정보, 맛집과 관광지, 가격을 포함한 주유소 정보, 주차장 검색과 날씨 정보도 제공한다.
내비게이션은 종이 지도에서 자율주행에 필요한 고정밀 지도(HD Map)로 발전하면서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빠른 반응과 높은 정확도를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도착 예정 시간까지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의 착한 기능 가운데 음성 명령이 가능해진 건 1992년 도요타였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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