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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15[김흥식 칼럼] 중고차가 현대차와 맞서 싸워 살아 남는 법 '정직과 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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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맨
2023-10-26 18:25
[김흥식 칼럼] 중고차가 현대차와 맞서 싸워 살아 남는 법 '정직과 투명'
현대자동차 인증중고차 양산 센터 전경
[오토헤럴드=김흥식 기자] 서울 올림픽(1988년)이 한창일 때 생애 첫 차로 현대차 '포니2 DX' 중고차를 샀다. 연식이나 가격은 가물가물하지만 주변에 자가용이 드물던 때라 차(車 )구경을 하러 오는 동네 어른들이 계셨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튿날 시동이 걸리지 않으면서 체면을 구겼다. 차를 판 이에게 전화했더니 '배터리가 방전됐거나 바꾸면 된다'라고 했다. 카센터를 하는 친구가 부랴부랴 왔는데 배터리 문제가 아니었다. 시동 모터 고장이란다.
다시 업자에게 전화해 상황을 설명했다. 돌아온 대답은 여러분이 상상하는 대로다. 팔고 났으니 자기 책임이 아니란다. 적지 않은 사비를 들여 정비를 했지만, 포니2 DX는 헐값으로 되팔 때까지 크고 작은 고장이 아주 많았다. 그 때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은 중고차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중고차 매매업이 1996년 등록제로 전환되기 이전까지 소수의 사업자가 독점하던 그때만 해도 중고차는 선택의 폭이 많지 않았다. 지방에는 중고차를 살 수 있는 매매단지가 한두 곳에 불과했다. 그래서 알음알음 당사자 거래가 더 많았다.
자동차 매매업이 등록제로 전환된 이후, 전국에 대규모 매매단지가 속속 들어서기 시작했다. 자동차 시장이 커지면서 거래량이 많아졌고 종사원 수도 빠르게 늘었다. 중고차 시장이 극도로 혼탁해지고 소비자 피해 사례가 심각해진 것도 이때부터다.
종사원 자격을 강화하고 성능점검 기록 제도를 도입하고 허위나 미끼 매물을 강하게 단속하고 상시 신고 센터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소비자 피해는 줄지 않았다. 국토교통부가 경찰청과 함께 최근 3개월 동안 벌인 특별 단속에서만 27건이 적발됐을 정도로 중고차 시장의 악습은 근절되지 않았다.
조폭의 중고차 강매로 자살을 하는 사람이 있었는 가 하면 협박이나 감금 같은 폭력행위도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중고차 사업자들의 자정 노력 그리고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어느 정도 개선이 됐다고는 해도 중고차 매매 피해건수는 줄지 않았다.
피해 사례의 대부분은 팔겠다고 한 물건이 현장에서 뒤바뀌거나 다른 물건으로 유도해 바가지를 씌우거나 사려고 했던 것과 실제 구매한 차가 다르거나 성능이 과장됐거나 문제가 있는 차를 멀쩡한 차로 포장하는 따위다. 파려는 차에 이런저런 구실을 붙여 터무니없이 가격을 후려치기도 한다.
중고차 소비자들이 현대차와 기아 인증 중고차 사업 진출을 반기는 건 적어도 이런 속임수는 쓰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다. 설마 현대차가 중고차를 팔면서 이력이나 성능, 품질을 속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현대차 관계자 얘기를 들어 보면 지난 24일부터 문을 연 인증 중고차 사이트에서 인기 매물은 금세 팔려 나갔다고 한다. 내 달 1일 기아도 인증 중고차를 팔기 시작한다.
당장은 자사 브랜드로 제한을 하고 수량을 한정하고 있어 기존 시장에 큰 충격이 없겠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인증 중고차 사업을 본격화하면 업자들이 양질의 상품으로 보는 5년 10만km 이내 물건은 기존 사업장에서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 인증 중고차는 기본적으로 연식과 주행거리의 가치를 가진 데다 외관, 실내, 동력계 또 감성까지 아우르는 수백 건의 방대하고 까다로운 검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기존 매물과는 비교과 되지 않는 상품성을 갖추게 된다.
KG모빌리티, GM코리아, 르노코리아 등 5대 완성차가 인증 중고차 사업에 모두 뛰어들면 기존 중고차 사업자와 상생하기 위한 협의가 있었다고 해도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기존 중고차 사업자들이 현대차와 기아에 대응해 살아남을 수 있는 묘책은 없을까? 간단하고 명료한 해법은 '정직과 투명'이다. 기존 사업자들은 1972년 허가제로 시작해 50년 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중고차 그리고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를 누구보다 가장 잘 아는 이들이다.
전국에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차량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고 정직한 물건을 팔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하겠다는 상품화 과정은 사실 중고차 사업자도 지금 하는 일이다. 문제는 미끼, 허위 매물로 고객을 속이고 성능 및 상태 점검 대부분이 요식에 그치거나 허위로 작성하고 심지어 하지도 않은 것을 했다고 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그러지 않으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
중고차 매매업 관계자는 '대기업 플랫폼 사업자가 많아진 덕에 따지고 보면 인증 중고차나 상품으로 나온 기존 사업자 매물이나 다른 건 없다. 가격 경쟁력도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고차 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대부분은 플랫폼을 경유하지 않거나 종사자가 개별적으로 취급하는 매물에서 나오고 있다'라며 '우선은 사업자 스스로 종사원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정직하고 투명한 정보를 기반으로 상품을 공급하면 승산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자정 노력이 이뤄지면 완성차의 인증 중고차 사업은 중고차 시장 전체가 선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품질에 정직하고 성능이 투명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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