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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맨
2023-10-06 10:45
말 그대로 다목적. 메르세데스 벤츠 3세대 GLC 시승기
메르세데스 벤츠 3세대 GLC를 시승했다. 신세대 메르세데스의 디자인 언어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채용,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한 것이 포인트다. 외형상으로는 도심형 크로스오버를 표현하고 있지만 오프로드용 차로써의 기능도 강화했다. 그러면서도 효율성을 높였다. 메르세데스 벤츠 GLC 220d 4매틱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GLC의 뿌리는 2008년 1윌 디트로이트 오토쇼를 통해 데뷔한 GLK다. 정통 오프로더 G클래스의 컨셉과 프리미엄 SUV의 선구자인 ML 클래스의 성격을 합한 모델이었다. GLK는 경쟁 브랜드에 비해 한발 늦게 데뷔했다. BMW의 X3와 아우디 Q5 등과 같은 세그먼트다. 이번에 시승하는 모델은 GLK부터 계산해 3세대에 해당한다.
GLK가 존재감을 보인 것은 미국 시장이었다. 시판 첫 해인 2009년 미국시장에서 GLK는 6월까지 누계 1만 983대가 판매하며 BMW X3는 2,956대, 아우디 Q5 5,701대, 폭스바겐 티구안 6,115대, 볼보 XC60 3,527대를 압도했었다. 랜드로버 프리랜더와 인피니티 EX, 어큐라 RDX, 렉서스 RX 등도 이 세그먼트에 속한다.
이후 이 세그먼트의 시장은 급속히 확대됐다. 2012년 미국 시장 판매 대수가 말해 준다. BMW X3가 1만 9,557대, GLK 1만 6,935대, 티구안 2만 652대, 볼보 XC60 1만 2,189대, 아우디 Q5 1만 7,641대 등 프리미엄 SUV의 시장을 확대한 것이 GLK였다.
그런데 시장의 중심이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15년 중국 시장은 소형 크로스오버와 SUV를 포함한 판매가 52% 증가한 622만 대에 달했다. 중국 시장에서 판매를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크로스오버와 SUV 라인업이 풍부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내용이다.
유럽 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독일에서는 2014년 SUV 판매가 52만 8,944대로 2013년 대비 14%나 증가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SUV의 판매 증가율도 2015년 상반기 31.9%에 달했다.
SUV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간파한 메르세데스 벤츠는 SUV 라인업을 새로운 네이밍을 도입하며 재정비했다. GLK를 C클래스의 SUV를 의미하는 GLC로 바꾸며 GLE, GLS와 함께 통일성을 추구했다. 그리고 2016년에는 쿠페형 버전도 추가했다.
GLC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판매 대수 증대에 크게 기여했을 뿐 아니라 SUV 시장의 파이도 키웠다. 이 시장에서 양산 브랜드들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었으나 오히려 전체 시장을 키운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면서 메르세데스 벤츠의 연간 판매 대수가 200만 대를 돌파하게 된다.
지금은 상황이 또 달라져 있다. 전기차로의 전환으로 인해 라인업 정비가 진행되고 있다. 우선 소형차 라인업을 7개에서 4개로 줄인다. 이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포트폴리오 전략에서 엔트리 럭셔리에 속한다. C클래스 등급에 속하는 GLC는 코어 력셔리에 속하는 모델로 E클래스 라인업과 함께 브랜드의 볼륨 모델로써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GLK부터 누계 260만 대가 판매됐으며 2022년에만 35만 대가 팔려 2021년에 이어 메르세데스 라인업 중 가장 많이 팔렸다. 2020년대 말까지는 볼륨 모델로써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대부분의 완성차회사가 그렇듯이 내연기관 베이스의 모델들을 판매한 수익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에 투자한다.
여전히 차체는 커지고 있다. 전장이 50mm 길어진 4,720mm, 전폭은 1,890mm로 그대로다. 전고는 1,640mm로 5mm 낮아졌으며 휠 베이스는 15mm 길어진 2,890mm. 수치가 말해 주듯이 프로포션에서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으나 그것을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C클래스와 같은 MRA II 아키텍처를 베이스로 한다. 디자인은 컨셉은 선대 모델과 같다. 메르세데스의 디자인 기본 철학 센슈얼 퓨리티(Sensual Purity 관능적 순수미)를 계승하고 있다. 이 시대에 익숙한 메르세데스 벤츠 가족인 것은 분명하지만 GLK만의 특별한 맛은 아니다.
앞 얼굴에서는 크롬 트림으로 처리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아래쪽 에어 인테이크를 좌우로 길게 하고 크롬 언더 가드 프레임을 두텁게 처리한 것이 새롭다. 이런 디테일의 변화는 고급감에 대한 시대적인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중국 시장을 더 염두에 둔듯해 보인다. 오늘날 프리미엄과 하이엔드 브랜드들은 중국 시장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 부분의 그래픽은 가솔린 사양인 GLC 300과는 다르다. 그릴 쪽과 연결된 LED헤드램프의 그래픽 변화도 크다. 기능적으로는 울트라 레인지 하이빔이 채용되어 있다.
측면에서는 예의 프로포션의 변화가 중심이다. 아치 모양의 사이드 윈도우 그래픽은 그대로다. 어깨 부분의 캐릭터 라인을 앞뒤로 분리한 것이 눈에 띈다. 도어 핸들이 그 아래쪽으로 이동해 있다. 그로 인해 그린하우스의 비중이 더 커 보인다. 이런 작은 변화는 실루엣에도 영향을 미친다. 시승차에는 19인치 휠이 장착되어 있으나 휠 하우스는 더 여유가 있다.
뒤쪽에서는 슬림한 역삼각형의 리어 콤비내이션 램프가 중심을 잡고 있다. 풍만한 힙 라인이 강조된 것도 눈길을 끈다. 테일 게이트의 윈도우 글래스가 프레임이 없이 좌우로 확대된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아래쪽에서는 앞 얼굴에서와 마찬가지로 크롬 언더가드가 채용되어 있다. 오프로드보다는 도심형으로써의 용도를 고려한 것이다.
공기 저항 계수 Cd치는 0.29.
인테리어는 C클래스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대시보드 등은 SUV의 패키지 레이아웃에 맞추어 위아래 부분의 세부적인 차이는 있다. 스포티함을 바탕으로 신형 S클래스의 요소를 결합한 것이다. 아이콘인 항공기 엔진의 프로펠러를 모티브로 한 원형 에어벤트도 그대로다. 글로브 박스 리드까지 소프트 패드가 적용되어 고급감을 살리고 있다. 나뭇결을 악센트로 한 우드 트림으로 고급감을 강조하고 있다.
위쪽이 날개처럼 디자인된 대시보드는 12.3인치의 LCD 계기판과 운전자 쪽으로 6도 기울어진 11.9인치 (기본 9.5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중심을 잡고 있다. S클래스의 각형 에어벤트와 똑바로 뒤쪽을 향하고 있는 디스플레이와 차별화되어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MBUX 인터랙티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표준으로 채용되어 있으며 AR(증강 현실)을 활용한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옵션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디스플레이창을 통해서 할 수 있는 내용은 EQS와 같다. 물론 EQS의 옵션인 하이퍼 스크린은 채용되지 않지만, 화려한 그래픽과 알기 쉽고 검색이 쉬운 특징은 그대로다. 두 개의 지문 등록이 가능한 인식 기능도 있다.
그 아래 센터 스택에는 기어 실렉터가 없이 깔끔하게 처리되어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아이디어는 자동차회사들마다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고급감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기어 실렉터는 스티어링 휠 뒤 칼럼 타입으로 바뀌었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D컷타입으로 정전식 감지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패드 위의 리모컨 버튼은 EQS 신세대 메르세데스의 것이다. 그 안으로 보이는 디스플레이 창의 내용도 EQS의 그것과 같다. 스티어링 휠 왼쪽 스포크상의 햅틱 스위치로 다양한 정보창을 불러올 수 있다. 앞 차선 주변의 차량이 애니메이션으로 나타난다. 오른쪽 스포크상의 햅틱 스위치로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창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시트는 5인승. 럭셔리 브랜드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한 질감과 구조를 가진 것은 변함이 없다. 리어 시트는 40 : 60 분할 접이식. 트렁크 좌우의 버튼으로 작동한다. 시트에 앉으면 무릎공간의 여유가 우선 다가온다. 머리 공간도 넉넉하다. 세그먼트만으로 분류해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의 사용자들도 직접 확인해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최대 1,640리터다.
독일 사양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도 있지만 국내에 들어 온 것은 가솔린 사양인 GLC 300 4매틱과 디젤 버전 GLC 220d 4 매틱 두 가지. 그 중 시승 차는 220d 4매틱으로 1,993cc 직렬 4기통 터보 디젤로 최대출력 197PS, 최대토크 440N•m를 발휘한다.
엔진과 트랜스미션 사이에는 각각 23PS, 200N•m를 발휘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ISG(스타터 겸 발전기 )가 탑재됐다. ISG+48V 보조 전원+전동 터보차저를 장비한 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메르세데스 벤츠는 EQ 부스트라고 칭하고 있다. 48V 온보드 네트워크를 갖추고 기존 알터네이터를 조합한 다른 메이커들의 시스템과는 다르다.
트랜스미션은 9단 AT 9G 트로닉. 구동 시스템은 앞뒤 구동력 배분이 45:55인 네바퀴 굴림방식 「4MATIC.
스타일링 디자인에서와는 달리 주행장비는 오프로드를 염두에 둔 것이 많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전에 숙지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엔진이나 트랜스미션의 특성을 전환하는 다이나믹 실렉트가 기본으로 채용되어 있다. 눈길이나 험로에서의 주파성을 높이는 오프로드 모드가 있다. 내리막에서의 안정된 주행을 지원하는 DSR(다운힐•스피드 레귤레이션)이나 360도 카메라 시스템을 사용해 디스플레이창에 차 앞쪽 아래의 노면 영상을 앞 타이어의 움직임을 보여 주는 트랜스페어런트 보닛기능도 채용하고 있다.
운전석 디스플레이창에는 차량의 기울기와 노면의 기울기, 고도, 경도•위도, 나침반 외에 차속이나 엔진 회전수 등이 표시된다.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창에는 주변 지형에서의 현재 차량 자세와 프론트 휠의 조타각, 리어 액슬 스티어링을 장비하고 있는 경우는 리어 휠의 조타 방향 등이 표시되는 새로 개발한 오프로드 스크린도 채용되어 있다.
오늘날 등장하는 크로스오버와 SUV 들은 대부분 터프함보다는 세련된 도심형을 지향하는 디자인을 채용하지만 동시에 오프로드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이드 스탭을 옵션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실제 도심형으로의 용도가 더 많다는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500rpm 부근. 레드존은 4,5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2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35km/h에서 2단, 60km/h에서 3단, 95km/h에서 4단, 125km/h에서 5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바쁘게 시프트 업이 이루어지지만 계기판의 클러스터를 보지 않으면 그 포인트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
발진시 감각은 매끄럽다. 그러면서 조용하다. 시내 주행이나 국도의 통상적인 주행에서는 엔진음의 침입을 인식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가솔린 엔진보다는 크고 회전수를 높이면 디젤 엔진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아이들링 스톱으로부터의 재시동 감각도 매끄럽다. 스티어링 휠이나 스티어링 휠에 전달되는 진동도 거의 없다. 사운드는 옵션인 AMG 라인 패키지에 포함된 스포츠 모드로 하면 약간 커진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보통이다. 오늘날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패밀리 세그먼트의 모델들은 보통 수준으로 수렴되는 추세다. 에어 서스펜션 연속 가변 댐퍼에 의한 에어매틱 서스펜션과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합해진 드라이버즈 패키지가 채용되어 있다.
이미 여러 차례 소개된 리어 액슬 스티어링은 60km/h를 기점으로 저속에서는 역위상, 고속에서는 동위상으로 조타된다. 이는 유턴 등 저속에서 특히 체감할 수 있는 것으로 최소회전반경이 5.5m에서 5.1m로 축소된다. 도로에서는 차체의 크기 때문인지 C클래스 세단에서보다 더 실감할 수 있다.
록 투 록이 불과 2회전인 퀵인 스티어링도 그에 기여한다. 물론 오프로더를 상정한다면 3.0 전후인 것이 보통이다. 정통 오프로더의 3.0회전을 넘는 스티어링을 자주 사용하면 힘이 더 든다. 이 부분도 오늘날 등장하는 SUV가 과거와는 많이 다른 관점에서 차 만들기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ADAS 장비도 크게 다르지 않다. ACC를 ON하고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10초 후에 경고 메시지가 뜨고 다시 10초 후에는 경고음으로 바뀐다. 그 상태에서 20초를 더 진행하다가 자동정지 기능이 작동된다. 그러면서 시트벨트를 통해 강하게 운전자를 자극한다. 정신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아직은 내연기관차의 시대다. 세계적으로 전기차의 점유율은 10%에 불과하다. 여전히 내연기관차의 운동 특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이유다. 탄소중립을 위해 변화해야 한다는 당위성과는 달리 사람들의 인식 변화는 쉽지 않다. 신기술 개발보다 더 어려운 것이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그런 과정에서도 내연기관의 개량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
주요제원 메르세데스 3세대 GLC 220d 4매틱
크기
전장×전폭×전고 : 4,720×1,890×1,645mm,
휠 베이스는 2,890mm
트레드 앞/뒤 : ---mm
공차중량 : 2,005kg
트렁크 용량 : ~1,630리터
연료 탱크 용량 : 62리터
엔진
형식 : 1,993cc 직렬 4기통 DOHC 터보 디젤
최대출력 : 197ps/5,800rpm
최대토크 : 440Nm/2,000~3,200pm
압축비 : ---
변속기
형식 : 9G트로닉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멀티링크 /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35/35R19//235/35R19
구동방식 : 뒷바퀴 굴림방식
성능
0→100km/h 가속 : 8초
최고속도 : 219km/h
최소회전반경 : 5.5(5.1)m
연비 : 14.1km/리터(도심 13.3/고속도로 15.4)
이산화탄소 배출량 : 134g/km
시판가격
7,680만원
(작성 일자 2023년 9월 25일)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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