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자동차
7,701[김흥식 칼럼] 현기차 비싸다는 사람들은 뇌구조 들여다 봐야함
조회 3,373회 댓글 0건
머니맨
2023-08-03 11:25
[김흥식 칼럼] '현기차 비싸다는 사람들은 뇌구조 들여다 봐야함'
어머니는 시장에서 사시는 콩나물 한 봉지도 매번 '비싸다'고 하셨다. 손이 가는 것마다 '뭐가 이렇게 비싸 깎자' 흥정하시는 게 창피해 모르는 사람인 척, 슬그머니 손을 놓았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누구도 '비싸면 사지 마'라고 떠밀지 않았다. 시장 인심 한 줌 더 얹어주면 파는 이, 사는 이 모두 미소가 가득했다.
자동차도 죄다 비싸다 소리를 듣는다. 주머니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고성능 차나 경차 모두 비싸다고 한다. 부자는 몰라도 세상 어디든 싸다는 소리를 듣는 자동차는 없다. 살 필요가 없어도, 살 수도 없는 차도 입버릇처럼 비싸다고 한다. 문제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은 시장을 독점하면서 상품의 적정 가치 이상 가격을 비싸게 받는 일이다.
현대자동차 직원으로 보이는 누군가가 직장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현기차 비싸다는 사람들은 뇌구조 들여다 봐야함'이라는 글을 뒤늦게 봤다.(그의 진심이 담기기를 바라는 마음에 교정없이 게시된 글을 그대로 옮긴다). 그는 '제네시스, 싼타페, 그랜저에 옵션 덕지덕지 붙여서 사놓고는 차값이 비싸네 어쩌넼ㅋㅋㅋ'라며 '돈이 없으면 형편에 맞게 캐스퍼, 베뉴, 코나, 아반떼 사든가 그럼'이라고 했다.
'비싸다 어쩌다 암만 떠들어봐라 그 성능에 그 편의 기능 갖춘 동급 차가 세상에 있는지'라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현기차가 잘 팔리는 건 한국사람들이 선심 쓰듯 사줘서가 아니라 상품경쟁력이 높을 뿐인 거임'이라며 자부심과 긍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맞는 말 같기도 한데, 이 사람 본질을 모른다. 우선 '싼타페 그랜저에 옵션 덕지덕지 붙여서 사놓고는 차값이 비싸네'라는 말부터 보자. 현대차 옵션은 대부분 패키지화했다. 예를 들면 싼타페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같은 기본 옵션을 KREL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아니면 디지털 키와 묶어놨다.
다른 모델도 다르지 않다. 분류가 가능하고 꼭 있어야 할 기능을 다른 옵션과 묶어 파는 패키지도 수두룩하다. 이렇게 기능이 다른 옵션을 하나로 묶어서 선택의 여지를 없애는 걸 우리는 옵션 질이라고 한다.
옵션을 세분화해 꼭 필요한 것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덕지덕지 조합한 패키지를 굳이 고를 이유가 없다. 현대차가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평균적으로 가장 많은 트림을 운영하는 것도 상술의 하나다.
'돈이 없으면 형편에 맞게 캐스퍼 베뉴 코나 아반떼 사든가'. 아니다. 주머니 사정 때문에 싸지도 않은 이런 차를 사는 것도 있겠지만 이건 대한민국의 대대수 합리적 소비자를 모욕하는 말이다. 글쓴 이보다 더 높은 자리가 확실한 현대차 임원 가운데 누구는 꽤 오래된 연식의 아반떼를 타고 있다.
억대 수입의 인플루언서도 경차를 타고 있다. 연간 매출이 꽤 되는 꽃집 사장, 그리고 청년 사업가나 예술가 등을 내세워 작은 차를 좋다고 광고하면서 때가 어는 때인데, 체면 때문에 저런 소형차를 아무도 안 산 다고 보는 정신 세계가 경이롭다.
하이라이트는 '현기차가 잘 팔리는 건 한국사람들이 선심쓰듯 사줘서가 아니라 상품경쟁력이 높을 뿐인 거임'이라고 한 대목이다. 선심을 쓴 게 아닌 건 맞다. 누가 수천만 원짜리 차를 애국심, 선심으로 살까.
그런데 현기차를 사는 한국 사람 상당수는 그가 말한 것처럼 수입차가 비싸서다. 그렇다고 현기차가 싼 것은 아니다. 디자인, 품질, 성능에서 분명히 앞선 수입차가 있는데 현기차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비지떡처럼 어쩔수 없이 현기차를 사는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다.
만약 폭스바겐, 도요타 그리고 벤츠나 BMW, 아우디 주력 모델의 가격이 현대차, 기아 그리고 제네시스의 동급 모델과 같다면 형편이 되든 안 되든 뭐를 선택할 것인지 뻔하지 않은가. 현대차와 기아 상품 경쟁력이 이들 것보다 높다는 것에 공감하는 이는 또 얼마나 될까.
'10명에 9명이 현기차 선택해놓고 난리를 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수입차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 말고는 선택의 폭이 좁아진 시장이라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고 가격을 올리려 옵션 질을 했다는 의심, 그리고 상품성 가치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서다.
'현기차는 비싸다'는 말의 쓰임새에 딱 맞는 예가 있다. 지난봄 진해 군항제에서 판 5만 원짜리 돼지 바비큐다. 비계가 더 많은 돼지고기에 된장 한 스푼, 양파 몇 개를 담아 5만 원에 팔면 비싸다, 또는 바가지라는 소리를 들었다. 비싸다는 지적은 뇌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상품의 가치에 적절한 품격을 갖췄을 때 듣지 않을 얘기다.
현대차는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최고의 영업익을 냈다. 도요타를 능가하는 역대급 마진을 기록하자 일본의 한 매체는 '현대차가 내국인에게 차를 비싸게 팔아 기록적인 이익을 거뒀다'라고 꼬집었다.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지만 어쨌든 자동차 한 대를 팔아 남기는 마진이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가장 많았다. 그럼 비싼 게 맞다. 현기차 직원 중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딱 저 한사람이기를 바란다.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무디스 재팬, 닛산 신용 등급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
[0] 2024-11-29 14:45 -
메르세데스 벤츠, 새로운 운영체제 MB.OS로 소프트웨어 수익 창출
[0] 2024-11-29 14:45 -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니에이아이, 미국 나스닥 상장
[0] 2024-11-29 14:45 -
마쓰다, 하이브리드 전기차용 엔진 2027년 목표로 개발 중
[0] 2024-11-29 14:45 -
토요타, 10월 전 세계 신차 판매 1% 증가.. 전동화차는 30% 증가
[0] 2024-11-29 14:45 -
[시승기] BMW 4세대 완전변경 X3 '이상과 현실에서 오는 묘한 괴리감'
[0] 2024-11-29 14:45 -
혼다코리아, 2025년형 ‘CBR1000RR-R파이어블레이드SP’ 출시
[0] 2024-11-29 14:45 -
폴스타, 첫 전기 SUV 쿠페 ‘폴스타 4’ 출고 개시...최대 511km 주행
[0] 2024-11-29 14:45 -
이건 원격 조정 아니겠지? 테슬라 옵티머스 '캐치볼' 영상 화제
[0] 2024-11-29 14:45 -
29년간 매년 138대 팔았다. 기아 강진수 선임 '그랜드 마스터 등극'
[0] 2024-11-29 14:4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2월 자동차, 역대 최고 수출액 56억 불...친환경차 수출 사상 첫 6만 대 기록
-
국토부, 차체 하부 전기차 배터리 보호 주차장 경사로 완화...안전기준 개정 추진
-
테슬라 앞마당에서 대놓고 판촉 활동 '슈퍼차저 충전소에 등장한 캐딜락 리릭'
-
2023서울모빌리티쇼, 타보고 체험하는 전기차 및 전기 이륜차 실ㆍ내외 시승 행사 개최
-
롤스로이스, 레이스 단종 기념 블랙 배지 레이스 ‘블랙 애로우’ 컬렉션 공개
-
'소비자 불만 적극 수용' 쌍용차, 토레스 내비게이션 · 전조등 눈 쌓임 개선 업데이트
-
'지금까지 못 봤던 스포츠카' 포르쉐,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아시아 프리미어 공개
-
'이게 진짜 된다고?' 현대차그룹,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시연 영상 공개
-
[EV 트렌드] 폭스바겐, 보급형 전기차 'ID. 2all' 고성능 GTI 버전 개발 중
-
갑툭튀, 기아 준중형 전기 SUV ‘콘셉트 EV5’ 세계 최초 공개...중국 현지 공략형
-
폭스바겐 공식딜러 아우토반 VAG, 2023년형 투아렉 출시 기념 이벤트 진행
-
[공수전환]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Vs 기아 셀토스 '반등 모멘텀이냐 수성이냐'
-
‘더뉴메르세데스-AMG SL’ 4월국내출시, 슈퍼스포츠카아이콘 SL과 AMG 결합
-
아스파이어, 아부다비서 세계 최대 자율주행 레이싱 리그 개최
-
아우디, 2022년 영업이익 대폭 증가
-
고성능 럭셔리 로드스터 ‘더 뉴 메르세데스-AMG SL’ 4월 국내 출시 예정
-
혼다코리아, 2023 라이딩 시즌 온 행사 ‘혼다 데이 인 경주’ 성황리에 종료
-
승용 밴과 픽업 시장의 성장, 그러나…
-
현대 갤로퍼의 바탕이었던 미쓰비시 파제로의 몰락
-
美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결 같은 호평...韓 2000만 원대 출시 전망
- [유머] 자칭 현직 경찰 간부 “성범죄 무조건 기소의견과 진술서 조작”까지 공공연하게 ‘폭로’
- [유머] 사회적 생매장 사건들
- [유머] 수원에 생긴 만년설
- [유머] 대형사고
- [유머] 호주에서 담배 한 갑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식료품
- [유머] 바베큐하면서 트월킹
- [유머] 미국초딩들의 시위
- [뉴스] 청룡상 회식 있는데 뿌리치고 나온 박정민...침착맨이 개최한 '포켓몬 게임' 대회 출전했다
- [뉴스] 뇌종양 투병중인 아내에게 살충제 먹여 살해한 남편... 판사가 '집유' 선고한 안타까운 사연
- [뉴스] 최민식 '니코틴 부족' 못견뎌 청룡 땡땡이 쳤다고 폭로(?) 한 '파묘' 감독이 눈물보인 이유
- [뉴스] '냉장고에 '라라스윗' 있다면 반품·환불하세요!'... '저당 단팥바'서 대장균 검출
- [뉴스] 신혼부부에게 '천원주택', 아이 낳으면 1억 준다는 인천... 놀라운 근황 전해졌다
- [뉴스] 정우성 논란에 침울했던 '청룡영화상'... 이병헌의 '이 애드리브'에 분위기 확 바뀌었다
- [뉴스] 고추 빻는 28살 사장님 '중요부위' 움켜진 40대 여성... '기억 잘 안 나'라며 까르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