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자동차
7,583[김흥식 칼럼] 현기차 비싸다는 사람들은 뇌구조 들여다 봐야함
조회 3,022회 댓글 0건
머니맨
2023-08-03 11:25
[김흥식 칼럼] '현기차 비싸다는 사람들은 뇌구조 들여다 봐야함'
어머니는 시장에서 사시는 콩나물 한 봉지도 매번 '비싸다'고 하셨다. 손이 가는 것마다 '뭐가 이렇게 비싸 깎자' 흥정하시는 게 창피해 모르는 사람인 척, 슬그머니 손을 놓았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누구도 '비싸면 사지 마'라고 떠밀지 않았다. 시장 인심 한 줌 더 얹어주면 파는 이, 사는 이 모두 미소가 가득했다.
자동차도 죄다 비싸다 소리를 듣는다. 주머니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고성능 차나 경차 모두 비싸다고 한다. 부자는 몰라도 세상 어디든 싸다는 소리를 듣는 자동차는 없다. 살 필요가 없어도, 살 수도 없는 차도 입버릇처럼 비싸다고 한다. 문제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은 시장을 독점하면서 상품의 적정 가치 이상 가격을 비싸게 받는 일이다.
현대자동차 직원으로 보이는 누군가가 직장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현기차 비싸다는 사람들은 뇌구조 들여다 봐야함'이라는 글을 뒤늦게 봤다.(그의 진심이 담기기를 바라는 마음에 교정없이 게시된 글을 그대로 옮긴다). 그는 '제네시스, 싼타페, 그랜저에 옵션 덕지덕지 붙여서 사놓고는 차값이 비싸네 어쩌넼ㅋㅋㅋ'라며 '돈이 없으면 형편에 맞게 캐스퍼, 베뉴, 코나, 아반떼 사든가 그럼'이라고 했다.
'비싸다 어쩌다 암만 떠들어봐라 그 성능에 그 편의 기능 갖춘 동급 차가 세상에 있는지'라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현기차가 잘 팔리는 건 한국사람들이 선심 쓰듯 사줘서가 아니라 상품경쟁력이 높을 뿐인 거임'이라며 자부심과 긍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맞는 말 같기도 한데, 이 사람 본질을 모른다. 우선 '싼타페 그랜저에 옵션 덕지덕지 붙여서 사놓고는 차값이 비싸네'라는 말부터 보자. 현대차 옵션은 대부분 패키지화했다. 예를 들면 싼타페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같은 기본 옵션을 KREL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아니면 디지털 키와 묶어놨다.
다른 모델도 다르지 않다. 분류가 가능하고 꼭 있어야 할 기능을 다른 옵션과 묶어 파는 패키지도 수두룩하다. 이렇게 기능이 다른 옵션을 하나로 묶어서 선택의 여지를 없애는 걸 우리는 옵션 질이라고 한다.
옵션을 세분화해 꼭 필요한 것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덕지덕지 조합한 패키지를 굳이 고를 이유가 없다. 현대차가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평균적으로 가장 많은 트림을 운영하는 것도 상술의 하나다.
'돈이 없으면 형편에 맞게 캐스퍼 베뉴 코나 아반떼 사든가'. 아니다. 주머니 사정 때문에 싸지도 않은 이런 차를 사는 것도 있겠지만 이건 대한민국의 대대수 합리적 소비자를 모욕하는 말이다. 글쓴 이보다 더 높은 자리가 확실한 현대차 임원 가운데 누구는 꽤 오래된 연식의 아반떼를 타고 있다.
억대 수입의 인플루언서도 경차를 타고 있다. 연간 매출이 꽤 되는 꽃집 사장, 그리고 청년 사업가나 예술가 등을 내세워 작은 차를 좋다고 광고하면서 때가 어는 때인데, 체면 때문에 저런 소형차를 아무도 안 산 다고 보는 정신 세계가 경이롭다.
하이라이트는 '현기차가 잘 팔리는 건 한국사람들이 선심쓰듯 사줘서가 아니라 상품경쟁력이 높을 뿐인 거임'이라고 한 대목이다. 선심을 쓴 게 아닌 건 맞다. 누가 수천만 원짜리 차를 애국심, 선심으로 살까.
그런데 현기차를 사는 한국 사람 상당수는 그가 말한 것처럼 수입차가 비싸서다. 그렇다고 현기차가 싼 것은 아니다. 디자인, 품질, 성능에서 분명히 앞선 수입차가 있는데 현기차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비지떡처럼 어쩔수 없이 현기차를 사는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다.
만약 폭스바겐, 도요타 그리고 벤츠나 BMW, 아우디 주력 모델의 가격이 현대차, 기아 그리고 제네시스의 동급 모델과 같다면 형편이 되든 안 되든 뭐를 선택할 것인지 뻔하지 않은가. 현대차와 기아 상품 경쟁력이 이들 것보다 높다는 것에 공감하는 이는 또 얼마나 될까.
'10명에 9명이 현기차 선택해놓고 난리를 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수입차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 말고는 선택의 폭이 좁아진 시장이라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고 가격을 올리려 옵션 질을 했다는 의심, 그리고 상품성 가치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서다.
'현기차는 비싸다'는 말의 쓰임새에 딱 맞는 예가 있다. 지난봄 진해 군항제에서 판 5만 원짜리 돼지 바비큐다. 비계가 더 많은 돼지고기에 된장 한 스푼, 양파 몇 개를 담아 5만 원에 팔면 비싸다, 또는 바가지라는 소리를 들었다. 비싸다는 지적은 뇌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상품의 가치에 적절한 품격을 갖췄을 때 듣지 않을 얘기다.
현대차는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최고의 영업익을 냈다. 도요타를 능가하는 역대급 마진을 기록하자 일본의 한 매체는 '현대차가 내국인에게 차를 비싸게 팔아 기록적인 이익을 거뒀다'라고 꼬집었다.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지만 어쨌든 자동차 한 대를 팔아 남기는 마진이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가장 많았다. 그럼 비싼 게 맞다. 현기차 직원 중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딱 저 한사람이기를 바란다.
김흥식 기자/[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25년식 사도 될까? 벤츠 11월 판매조건 정리
[0] 2024-11-14 16:45 -
美 뉴스위크 '아이오닉 9ㆍ기아 EV9 GT' 2025년 가장 기대되는 신차로 선정
[0] 2024-11-14 14:25 -
[EV 트렌드] 中 CATL '트럼프가 허용하면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건설 검토'
[0] 2024-11-14 14:25 -
美 NHTSA,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 46만대 리콜...변속기 결함
[0] 2024-11-14 14:25 -
가장 강력한 전기 오프로더 '벤츠 G580'... 45도 등판 정도는 알아서 척척
[0] 2024-11-14 14:25 -
[EV 트렌드] 폭스바겐, 리비안 합작사에 8조 투입 '아키텍처 · 소프트웨어 공유'
[0] 2024-11-14 14:25 -
메르세데스-벤츠 CEO, '중국 성공이 글로벌 성공의 열쇠'
[0] 2024-11-14 14:00 -
리비안 CEO, 기후변화 대응 촉구… '지금은 후세를 위한 역사적 순간'
[0] 2024-11-14 14:00 -
럭셔리와 모험의 조화, JLR 코리아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
[0] 2024-11-14 14:00 -
[스파이샷] 포르쉐 911 GT3 RS, 새 얼굴로 돌아온다
[0] 2024-11-14 14:00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지프 더 뉴 랭글러, 미스터카멜과 협업 스페셜 데칼 차량 및 본격 마케팅 전개
-
[EV 트렌드] 폭스바겐, 전고체 배터리 개발...최근 테스트 결과 고무적 성능 확인
-
강렬한 ‘에스프레소 샷' 볼보코리아 EX30 전국 주요 13개 전시장 쇼케이스
-
현대차ㆍ기아, 美 고어사와 수소 전기차 연료전지 전해질막 개발 협약
-
[수입차] 올해 반백살 맞는 폭스바겐 골프...지금까지 3700만 대 팔렸다.
-
[신차 디자인] 인도에선 '리틀 팰리세이드'… 현대차 신형 크레타 놀라운 근황
-
국산차 위상 높인 '기아 EV9' 북미 올해의 유틸리티 수상...대상은 도요타 프리우스
-
폭스바겐그룹, 새로운 기업 디자인 글로벌 차원 판매법인ㆍ판매조직에 순차 적용
-
[김흥식 칼럼] '현대차 혹은 BMW' 극단적 양극화로 치닫는 자동차 내수 시장
-
[철통 방어] 기아, 틱톡 '기아 보이즈' 공격에 신규 실린더 프로텍터 보급
-
[아롱 테크] 수천 대 드론쇼, 어떻게 충돌을 피할까? 자율주행차 '군집 제어' 기술
-
수입차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유턴, 지난해 전년比 4.4% 감소한 27만대 판매
-
르노코리아, 2023년 총 104,276대 판매
-
[EV 트렌드] 테슬라 2023년 총판매 180만 대 달성 '모델 3 · Y 집중도 96%'
-
中 BYD 글로벌 톱10 부상, 지난해 300만대 기록...전기차 경쟁 테슬라 위협
-
'국산차 날았다' 현대차ㆍ기아 158만대, 美 스텔란티스 제치고 4위로 상승
-
[커넥티드카] '차 안에서 우리집 가전을 깨우다' 현대차·기아, 삼성전자와 맞손
-
[리콜] 2024년 첫 자동차 리콜은 테슬라 모델 Y 등 4차종 '오토파일럿' 오류
-
[2023 자동차 결산] 국내 완성차 총판매 800만 대 육박 '전년비 8.1% 증가'
-
[2023 자동차 결산] 현대차, 총 421만 6680대 판매...전년 대비 6.9% 증가
- [유머] 똑똑한 댕댕이
- [유머] 음탕한 엉덩이
- [유머] 훌쩍훌쩍 아들의 죽음을 눈앞에서 본 어머니의 절규
- [유머] 주식은 브라키오사우루스 매매법으로
- [유머] 마법소녀 우정잉
- [유머] 해외에서 뽑은 최고의 라면
- [유머] 귀여운 토끼들의 운명
- [뉴스] '미국서 기안84와 썸 탔냐' 이시언 질문에... 박나래 솔직 고백
- [뉴스] '나쁜 점수가 나오더라도 내 인생 망칠 수 없어'... 스타강사 정승제가 제자들에게 쓴 편지
- [뉴스] '필리핀서 마약했다'던 김나정... 결국 '필로폰 양성' 반응 나왔다
- [뉴스] '월세 3200만 원'... 횟집 운영 중인 정준하가 공개한 일일 매출
- [뉴스] '교육하는 거 맞죠?'... 미트잡고 수강생 격투 코칭하는 '트레이너' 출신 마동석 (영상)
- [뉴스] '도와주세요'... 맨유 주장 페르난데스, 비행기서 쓰러진 승객 구했다
- [뉴스] 스쿨존 인도로 돌진한 70대 운전자 차량... 견주와 산책하던 반려견 즉사